필리핀 남부 최대 이슬람 반군, 무기 반납 시작
필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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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8 13:17
평화협정 첫걸음…과격 이슬람 반군 테러 가능성은 여전히 있어...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최대 이슬람 반군 MILF가 반납한 무기를 살펴보고 있다
필리핀 남부 최대 이슬람 반군이 평화협정에 따라 정부에 무기 반납을 시작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8일 AFP DPA 통신 등에 따르면 남부 최대 이슬람계 반군인 모로 이슬람 해방 전선(MILF)에 소속된 약 1천명의 게릴라가 이날 무기를 반납했다.무기 반납은 지난 2014년 필리핀 정부와 체결한 평화협정에 따른 것이다.
약 4만명의 조직원을 보유한 MILF 해산 작업이 완료되기까지는 약 8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남부 술탄쿠다라트주에서 열린 MILF 해산식에 참석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평화협정 역사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면서 "정부는 여러분의 고충에 언제나 귀를 기울일 것"이라며 관심을 약속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더 이상의 무장 투쟁은 피하자"면서 "이 기회를 잘 활용해 여러분의 삶을 향상하고 가족과 여러분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남부 최대 이슬람 반군 MILF 조직원들이 반납한 무기를 살펴보는 관계자들필리핀 남부 최대 이슬람 반군 MILF 조직원들이 반납한 무기를 살펴보는 관계자들 [EPA=연합뉴스]
MILF를 이끄는 에브라힘 무라드는 오랜 기간 무장 투쟁을 위해 훈련을 받아 온 반군들에게 해산식은 큰 도전일 것이라면서 "앞으로 해야 하고 해결돼야 할 일이 훨씬 더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MILF는 1970년대부터 민다나오섬을 기반으로 분리주의 무장투쟁을 벌여 왔다. 필리핀 정부와 MILF 간 50년 가까이 계속된 충돌로 15만명가량이 목숨을 잃었고, 200만명이 삶의 터전을 버리고 이주해야 했다.
필리핀 정부와 MILF는 내전을 멈추기 위해 2014년 3월 평화협정을 체결했고, 작년 7월에는 필리핀 남부에 이슬람 자치정부를 세우기 위한 '방사모로 기본법'이 필리핀 국회를 통과했다.이에 따라 MILF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BARMM(무슬림 민다나오 방사모로 자치지역)'을 이끌게 된다.
다만 해산식에도 불구하고 과격 이슬람 반군 세력의 테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이날 오전에도 술탄쿠다라트주 이술란시 한 상가 거리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 7명이 숨졌다. 필리핀 군 당국은 폭탄 테러에 사용된 사제 폭발물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반군인 '방사 모로 이슬람 자유전사단'(BIFF)이 만드는 것과 동일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IS는 이날 늦게 성명을 내고 이번 폭탄 테러가 자신들이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