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고려대→의전원···조국 딸, 모두 필기시험 안보고 합격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28)이 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진학할 때 사실상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았던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조 후보자 딸이 고교 재학 중이던 2008년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2주 인턴을 한 뒤 대한병리학회에 제출한 영어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과 이를 연계해 “공교육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전형적인 가진 자들의 꼼수 출세코스 아니냐”(김현아 한국당 의원)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의 딸은 서울 한영외고를 졸업한 뒤 고려대 생태환경공학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각각 입학했다. 고려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은 2010년 수시 1차 전형으로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에 입학했다. '2010학년도 고려대 모집요강'을 보면 당시 고려대는 수시 1차에서 학생부우수자(450명), 세계선도인재(190명), 과학영재(110명), 월드KU(50명), 체육특기자(45명) 등의 전형으로 845명을 뽑기로 했다. 조 후보자 딸은 이 가운데 세계선도인재 전형에 지원해 선발됐다. 세계선도인재전형은 1단계에서 어학(40%), 학생부(60%)로 3배수를 선발한다.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70%)과 면접(30%)을 합산해 합격자를 가린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영역과 최저학력기준이 없기 때문에 결국 면접이 당락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
조 후보자의 딸은 자기소개서에서 어린 시절 외국에서 자란 이력과 함께 “단국대 의료원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쉽 성과로 논문 저자로 등재됐다”고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 딸은 2015년에 입학한 부산대 의전원에도 필기시험 점수를 보지 않는 전형으로 합격했다. 부산대 관계자는 “조 후보자의 딸이 수시모집을 통해 국내 대학교 출신자 전형으로 들어았다. 정원 15명 중 1명”이라고 밝혔다. 부산대 의전원의 '2015년 수시모집 요강'을 보면 의전원 측은 수시모집으로 모두 97명 가량을 뽑기로 했다. 이 가운데 조 후보자 딸이 지원해 선발된 건 자연계 출신자 전형(국내 대학교 출신자)이다. 모두 15명 이내에서 선발하기로 했다. 의전원 측은 “의학교육입문검사(MEET)는 응시하여 공식 성적을 취득한 자”를 지원자격에는 명기했지만, 전형단계에서 점수를 반영하진 않았다. 성적만 취득하면 됐다는 의미다.
이는 부산대 의전원이 당시 모집요강에서 공개한 전형방법 및 배점에서도 나타난다. 대학성적(30점), 영어능력(20점), 서류(20점) 등을 통해 2배수(30명 이내)를 우선 선발한다. 이후 2단계 전형에서 1단계 점수의 합(70점)과 면접(30점)을 합산해 최종 선발자를 정한다. 학교 측은 면접에 대해서는 “인성 영역 및 지성 영역(의사소통영역 및 사고력영역)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만 설명했다. 단국대 논문이 제출되진 않았다고 한다.
조 후보자의 딸이 서류와 면접 전형 위주의 전형을 거쳐 의전원까지 진학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야당에서는 이를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와 함께 엮어 “꼼수”라고 보고 있다. 이날 국회 교육위에 참석한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향해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이 2010년 조 후보자 딸의 고려대 수시 입학 당시 활용됐는지 자료를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한편, 일각에서 부정입학 의혹이 불거지자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부정입학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영익·김준영·이병준 기자 hanyi@joon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