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욱 앵커, 보석 취소 전광훈에 미리 순교 서사 만든 것
법원이 7일 오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에 대한 보석을 취소했다. 이와 관련 전 목사가 스스로 미리 보석이 취소될 것 등을 인지하고 “순교하겠다”는 식 발언을 하며 세를 결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변상욱 YTN 앵커(전 CBS 대기자)는 “전광훈 목사의 보석은 취소되고, 다른 혐의로 구속수감될 가능성도 커졌으니 미리 ‘순교’라는 서사를 만들어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감동하게 해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4부는 전 목사에 대한 보석을 취소하고 보석보증금 3000만원을 국가로 귀속시킨다고 밝혔다. 이에 전 목사는 구치소에 수감된다.
변 앵커는 “순교는 기독교 최고 가치이기 때문에 기독교 신도 대중들이 자신을 계속 지지할 것이고 그렇게 해야만 기독교권이나 정치권에서 대중 지지를 업고 일정 지분을 유지할 수 있기에 미리 포석을 깔아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8개 기독교 개신교 교단의 이단대책위원회는 이미 지난해 8월부터 전광훈 목사에 대해 이단성이 농후하다고 보고서를 냈다. 올 2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같은 결론의 보고서를 냈다.
변 앵커는 전광훈 목사를 이단으로 결정하는 것에 “문제는 교단의 이단대책위원회나 심판위원회는 (전 목사 측을 이단으로) 생각하지만 그 위 지도부들은 잘 움직이지 않는다. 밍기적거리는 모습”이라며 “(일부 지도부들은) 보수적이거나 정치권으로 진입하려는 시도들을 전광훈씨와 함께 해왔고 교단들도 묵인하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교단에서 지도부가 결정하려면 총회를 열거나 실행위원회를 열어야 하는데, 그곳에 참석하는 목사와 장로들도 반공이념이 투철하고 이미 전씨와 결을 같이 하는 사람이 많다”며 “전씨를 지지하는 원로들 가운데 이미 해당 교단의 총회장을 지내거나 북한에서 피란 내려온 피란민, 즉 ‘서북파’들이 많고 이들의 결속 관계까지 생각하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변 앵커는 “전광훈씨 과거 발언들을 통해 살펴보면 성령의 본체를 언급하는 등 이단으로 간주될 수 있다”면서도 신천지와는 다른 특징을 가진다고 했다.
변 앵커는 “신천지와 전광훈씨가 다른 것은, 신천지는 자기네만의 왕국을 꾸리겠다는 하나의 시스템인데 전광훈은 이 나라를 진보좌파 정권에 빼앗겼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르다”며 “신천지는 몰래 숨어서 자기들만의 세상을 꿈꾸지만, 전광훈의 사랑제일교회 측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겠다는 독립 투쟁을 벌인다고 생각하니, 코로나19와 관련해서도 검사를 받으라고 하면 계속 버티는 것도 하나의 멋진 투쟁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전 목사를 따르는 이들이 많을까. 변 앵커는 “전 목사가 말하는 여성비하, 반공, 반이슬람, 반동성애, 종북좌파 정권 심판 등은 극우적 성향 대중이 혹할 만한 키워드”라며 “실제 전씨는 2008년부터 선거에 도전하기도 했고 보수세력이 전씨를 기다려주든지, 새로운 인물을 찾든지, 계속 계산하는 상황에서 전 씨가 수감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앞서 전 목사는 지난해 12월2일부터 집회나 기도회 등에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자유 우파 정당들을 지지해달라”고 발언해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법원은 지난 4월20일 전 목사의 보석을 결정했고 당시 보석 조건으로 “사건과 관련하거나 위법한 일체의 집회나 시위에 참가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전 목사가 지난달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면서 보석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지난달 16일 법원이 정한 보석 조건을 어겼다며 보석 취소를 청구했고 7일 법원이 보석 취소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