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 깜깜이 감염 우려 속 이번 주말 분수령
21일에도 아침신문 1면의 주요 관심사는 급작스러운 코로나19 확산세에 쏠렸다. 신문들은 15일 사랑제일교회의 광복절 집회와 이로 인한 n차 감염으로 인한 확진자 추세를 꺾지 못하면 9월 초 또다른 집단 감염으로 ‘2차 위기’가 올 공산이 높다고 전했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늘고 감염이 수도권 밖 지역으로 퍼질 우려가 커지는 한편, 현재 발견된 것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감염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2차 대유행 위기에 정부가 취약계층 추가 지원에 본격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다음은 21일 전국 아침종합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학생 확진자 급증…등교, 더 험난해졌다”
국민일보 “김정은 ‘통치스트레스’…김여정에 위임 통치”
동아일보 “전국 21곳서 동시확산, 주말이 대유행 분기점”
서울신문 “서울 10명 이상 집회 전면 금지 준‘3단계’”
세계일보 “광화문 집회 확진 60명…서울 10명 이상 집회 금지”
조선일보 “김여정에 권한 일부 위임, 후계자 결정된 건 아니다”
중앙일보 “김정은 통치 스트레스 김여정에게 위임 통치”
한겨레 “우리사회 멈춰서나, 주말이 ‘3단계’ 분수령”
한국일보 “환자 등진 의‧정 갈등, 자성론 이는 개신교”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코로나19 확진자 288명이 20일 새로 나와 일주일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 14일부터 어제 0시까지 일주일간 누적 확진자는 1576명이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는 20일 기준 최근 2주 사이 272명(14.7%)으로 급증했다. 지역감염은 1489명, 확진자 발생은 9개 시도에서 15개 시도로 늘었다. 경향신문은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이 확진자 가족과 직장, 방문한 다중이용시설 등을 통해 퍼졌고, 불특정 다수가 참석한 광화문 집회를 거쳐 일파만파 퍼지는 양상”이라고 했다.
지자체들 준3단계 격상, 지역사회 감염 퍼져
지방자치단체들은 집회를 사실상 금지하는 등 물리적 거리두기를 3단계 수준으로 강화하고 있다. 거리두기 3단계는 본래 ‘2주 평균 일일 확진자 수 100~200명 이상’ ‘일일 확진자 수가 2배로 증가하는 현상이 일주일에 2번 이상 발생’ 등 기준과 사회경제적 비용을 종합해 결정한다. 3단계가 실시되면 10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며 민간 다중시설 중 고위험 시설과 공공 다중시설 운영이 중단된다.
서울시는 오는 30일까지 서울 전역에서 10인 이상 집회를 전면 금지한다. 서울시는 조치를 위반한 주최자와 참여자를 모두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2단계는 100인 이상 집회가 금지 대상이다. 부산시는 21일 0시부터 시내 해수욕장 7곳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해운대와 광안리, 송정, 송도, 일광, 임랑, 다대포 해수욕장 등이다. 전북도는 20일 오후 2시부터 실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위반하면 과태료을 물린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지난 5월 대구와 최근 경기도에 이어 세 번째다.
감염이 지역사회에 퍼지면서 학생들에게 여파가 옮겨가고 있다. 지난 11일 이후 137명의 학생 확진자가 발생했다. 경향신문은 “최근 열흘간 발생한 학생 확진자 수는 지난 6~7월 두 달 간 발생한 학생 확진자 수(120명)를 뛰어넘었다”며 “전국 700곳 넘는 학교가 등교를 중지하는 등 2학기 등교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고 했다.
이번 주말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가를 분수령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주말까지 코로나19의 초기단계 진압과 본격 대유행 사이 고빗길을 좌우한 4가지 변수를 제시했다. △15일 광화문집회가 기폭제로 작용할지 △수도권 중심 확산세가 전국으로 퍼질지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환자가 얼마나 늘지 △거리두가 2단계 조처의 효과성 등이다.
방역당국, ‘확진자 조작’ 유언비어에 통계로 반박
방역당국은 정부가 검사 범위를 늘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아졌다는 식의 ‘가짜뉴스’가 퍼지자 통계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검사 건수 대비 양성률 통계를 보면 양성률(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 비중)은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한 집단감염의 영향으로 이달 15일 직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와 15일 0시 기준 검사 건수는 각각 1만186건(14일)과 1만212건(15일)으로 별반 차이가 없었는데,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각각 85명과 154명으로 81.1%나 늘었다. 16일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일주일 사이 전날 대비 증가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나 267명으로 집계됐는데, 검사 건수는 외려 6491건으로 가장 적었다. 한겨레는 이 사실을 “정부가 검사 확대해서 확진자 늘었다? 방대본, 가짜뉴스에 통계 수치로 반박” 기사에서 전했다.
한국·경향·한겨레 “재난지원금 고통완화 효과있어, 지원책 추진해야”
코로나19 2차 위기로 인한 혼돈은 민생에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경향신문과 한국일보, 한겨레는 정부가 비정규직과 청‧노년층,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지원대책을 서둘러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거리두기 2단계 시행 뒤) 당장 시장 상인과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끊겨 울상이다. 비정규직과 학교 시간 강사, 알바생 등도 일자리를 잃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고 했다.
신문들은 20일 발표된 통계청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주목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18%나 줄어들어 5분위 감소 폭보다 4.5배나 컸다. 한국일보는 “그나마 2분기에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줄어든 근로소득을 메울 수 있었으나, 3분기에는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4~6월 사이 가계의 근로소득·사업소득·재산소득이 모두 감소했지만, 이전소득 증가에 힘입어 월평균 가구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며 “긴급재난지원금과 아동돌봄쿠폰 지급 등 공적 이전소득이 가계와 소비를 지탱한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방역에 따른 민생위기에 대응해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제안한 점을 들며 “여야가 9월 정기국회에서 1차 재난지원금 공과를 정밀하게 따려 검토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도 “지난 주말부터 코로나 감염이 또다시 확산하며 정부의 선제 역할이 다시 중요해졌다”며 “정부는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게만이라도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지만 정부는 망설이는 모습”이라며 “야당은 수해복구 지원, 여당 일각에서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4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요구가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남은 가용예산 ‘3조원+α’ 이내에서 대응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재정 안정성 우려를 모르는 바 아니나 전 국민 지원 방식은 피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계층에 집중 지원하는 방안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공의협‧의협 집단휴진에 “명분 없는 파업… 정부, 공공의료 강화로 승복시켜야”
의사들이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 의료정책에 반발해 예정대로 업무중단에 나설 기세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1일부터 2차 집단휴진에 들어간다. 이번엔 무기한이다. 21일 4년 차 전공의와 인턴부터 순차로 시작해 23일까지 모든 전공의가 업무를 중단한다. 대한의사협회는 26~28일 2차 집단휴진한다. 정부는 19일 협상 결렬 뒤 20일 법대로 엄중 대응하겠다고 재차 경고하면서 상황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신문들은 입모아 의사 업무중단으로 인한 코로나19 치료환경 악화를 우려하는 한편, 의사 파업의 명분 부족을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1면에서 “서울 대형 병원은 수일 안에 의사 인력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곳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들의 의료 현장 결손은 대유행으로 치닫는 코로나19 위기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일반 중증 및 응급환자들의 치료 환경을 악화해 의료 시스템 전반을 위태롭게 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전공의는 대부분 상급병원 소속이다. 이 가운데 공공병원은 코로나19 확진자 진료를 거의 도맡고 있다”며 “전공의협의 집단휴진은 코로나19 대응에 직접 차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겨레는 “의사단체들이 내세우는 반대 논리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이들은 의대 정원 확대뿐 아니라 공공의대 설립 계획까지 철회하라고 요구한다. 우리나라의 의사 수부족과 지역 간 의료격차, 공공의료 취약성은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누구나 피부로 느끼는 문제가 됐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의사단체들의 반발에는 정부가 빌미를 준 측면도 없지 않다. 기존 의대 위주로 지역의사 정원을 더해주고 지역의사 복무기간을 짧게 잡은 것 등”이라며 “대대적 공공병원 확충 등 명실상부한 공공의료 강화만이 의사단체들을 승복시키는 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