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금지에도 수천명 참석 킨텍스 건축박람회 개최 강행 논란
정부·지자체의 집합금지 명령에도 경기도 고양시가 운영하는 ‘킨텍스’와 전시·행사 등을 대행하는 업체인 ‘동아전람’이 50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건축박람회를 강행했다가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동아전람은 20일부터 23일까지 ‘제54회 MBC건축박람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MBC건축박람회는 20일 오전 10시부터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참관객 약 1400명을 포함해 부스 운영자들까지 합치면 최소 3000명은 다녀간 것으로 보인다.
킨텍스에서 대형박람회가 개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위반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자 박람회 진행 중 고양시 공무원들과 킨텍스 측 관계자, 동아전람 관계자들이 회의를 열고 행사 중단을 결정했다.
동아전람 측은 킨텍스에서 20일 정오께 “이번 동아전람 박람회에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고양시의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져 강제조치 사항으로 부득이하게 박람회가 중단하게 됐다. 모든 참가 업체와 참관객들은 퇴장해 달라”고 방송했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MBC건축박람회 행사 전날인 지난 19일 시민들은 킨텍스 측에 행사 중단을 요청하는 민원을 넣었다. 고양 킨텍스가 전시회 주관사인 동아전람과 함께 행사를 강행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킨텍스 측은 지난 19일 “킨텍스를 찾아주신 고객 여러분께 안내드린다. 정부는 ‘수도권 방역조치 강화 추진계획’에 따라 8월19일부터 8월30일까지 킨텍스에서 개회되는 50인 이상 행사에 대해 집합금지 및 행사장 폐쇄를 명령했다. 개별 행사 개최와 관련된 세부 사항은 행사 주최사로 문의해 주시기 바란다. 킨텍스는 참관객 여러분들의 안전을 위한 방역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공지문 내용이 무색하게 20일 오전 대형박람회는 개최됐다. 킨텍스 측은 동아전람에 책임을 넘기는 모양새다. 킨텍스 관계자는 20일 미디어오늘에 “(MBC건축박람회 취소 요구) 민원이 굉장히 많이 들어왔다. 행사 취소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강제력이 없다”고 주장한 뒤 “행사 취소는 주최자 권리”라고 주장했다.
킨텍스 관계자는 “다만 어제 고양시에서 내려온 집합금지 명령을 동아전람 측에 어제(19일) 전달했다”며 “공문이 어제 오후 5시쯤 왔는데 바로 동아전람 측에 알렸다. 그런데도 동아전람 측에서 아침에 행사를 열었다. 결국 오후 해산하라는 안내 방송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동아전람 관계자는 20일 미디어오늘에 “어제(19일) 오후 3~4시에 방역을 철저히 해서 박람회를 진행하자고 고양시와 킨텍스랑 협의했다. (이후 경기도에서) 집합금지 명령 공문이 내려왔다고 오후 8시30분쯤 킨텍스 측에서 우리 쪽에 전달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동아전람 관계자는 행사를 취소하지 못한 이유에 “부스를 준비하는 데만 며칠이 걸렸다. 지방에서 온 업체들도 있다. 500여개 업체들이 100% 행사 준비를 완료한 상태였다”며 “어제 취소 결정을 내렸으면 좋았겠지만, 이런 상황들 때문에 취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래서 고양시 측과 아침 일찍 행사장에서 이야기를 나눴고, 결국 오전 진행 후 행사를 취소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MBC 건축박람회 개최 전 MBC 측은 고양시와 킨텍스, 동아전람에 행사 지속은 불가하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밝혔다. MBC 관계자는 “MBC건축박람회는 MBC 로고를 빌려주는 사업이다. 이름을 빌려주고 일부 돈을 받는 것으로 안다. 그 외에는 주최 측이 행사를 전담한다. 사람들이 볼 때는 MBC 행사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MBC 관계자는 “20일 오전 MBC 사업국 직원이 우려를 전하려고 킨텍스로 향했다. 행사 시작 시각인 10시 전에 수차례 행사 지속이 불가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10시 이후 관람객이 입장해 더 강하게 어필했다. 하지만 2시간 진행 뒤 행사가 중단된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