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부동산 감독기구 검토에 조선일보 공포정치
‘부동산 감독기구’ 조선·동아 VS 경향 엇갈린 반응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부동산 대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필요하면 부동산시장 감독기구 설치도 검토해보겠다”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부동산시장 불법 행위 대응반이 운영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 팀에는 국토부와 국세청, 금융감독원, 감정원 등에서 파견된 15명의 인원이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소식에 조선일보·동아일보와 경향신문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부동산 감독기구를 운영하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베네수엘라밖에 없으며 이런 기구는 국가가 빅브러더가 되어 사적 자치와 시장경제에 과도하게 개입할 우려가 있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경향신문은 논의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기구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4면에 “문(文) 지시한 ‘집값 감독기구’…차베스식(式) 가격통제와 닮은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사인(私人)끼리 거래하는 부동산시장을 전반적으로 감독하는 정부 기관은 유례가 드물다. 전문가들은 그나마 비슷한 사례로 베네수엘라에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공정가격감독원’을 설치해 주택 등 모든 물품의 가격을 감시·감독한 것을 꼽는다”고 보도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부동산 전문가들은 사상 초유의 부동산 감독기구 설립에 대해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주택 매매뿐만 아니라 증여·상속 등 부동산 거래 전반을 다 조사할 것 같다’ ‘부동산 거래를 빌미로 국민을 통제하는 권력 기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주택 거래에 대해 정부가 현미경 들이대듯 들여다보는 것은 전체주의 포퓰리즘 국가로 쇠락한 베네수엘라를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일”이라고 한 뒤 “잘못 설계한 정책으로 온 국민을 부동산 스트레스에 몰아놓고는 급기야 독재국가에서나 볼 법한 ‘국민 감시’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책 실패의 초점을 다른 곳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감독 기구 구상에 대해 ‘부동산 공안’이니 ‘공포 정치’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빅 브러더’가 되겠다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지적도 나온다. 듣도 보도 못한 국민 감시 아이디어를 내놨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금융기관들을 감독하는 금융감독원이 같은 기구를 부동산 분야에 만들겠다는 것인데,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기구의 구상에 우려가 앞선다”며 “개인 간 거래를가 주를 이루는 부동산 시장을 낱낱이 감시하는 기구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거의 없다. 부동산 감독기구는 베네수엘라에 공정가격감독원이 있을 뿐이라고 한다. 새로 법을 만들어 감독기구를 신설한다면 ‘빅브러더’가 되어 사적 자치와 시장경제에 과도하게 개입할 우려가 있다”고 썼다.
반면 경향신문은 “부동산시장 감독기구, 논의할 가치 있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작금의 부동산시장 현실을 감안하면 상시감독체계를 만들 이유는 충분하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부동산 안정화 방안과 주택 공급방안을 내놔도 시장 교란세력이 빈틈을 파고들면서 정책 실효성을 떨어뜨려온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 국민의 이해관계가 얽힌 부동산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를 감독할 기구가 없다는 점도 생각해볼 문제이다. 이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구상은 논의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위안부 쉼터 ‘나눔의 집’ 비리에 신문들 “분노 치민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거주 시설인 ‘나눔의집’이 지난 2016년부터 5년간 모금한 88억원 중 할머니들을 위해 사용한 후원금은 2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2억원마저도 할머니들을 위한 직접 경비로 쓰지 않고 시설 운영을 위한 간접 경비로 지출했다. 시설에서 살고 있는 할머니들에게 “갖다 버리겠다” “혼나봐야 한다” 등의 언어폭력도 있었다고 한다.
나눔의집은 1992년 조계종이 주도하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불교인권위가 만든 시설이다. 나눔의집을 운영해온 곳은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이다. 이 법인은 후원금의 대부분을 땅을 사는 데 쓰거나 건물을 짓기 위해 쌓아뒀다고 한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경기도 민관합동조사단은 11일 나눔의집에서 수십억원대의 후원급 전용과 할머니들에 대한 학대가 지속적으로 일어났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젊은 시절 위안부로 고통받는 할머니들이 노후에도 엉뚱한 이들의 잇속 챙기기에 이용만 당하고 있었다니 분노가 치민다”고 썼다.
이어 경향신문은 “종교의 이름을 걸고 후원금을 받아놓고 기대를 저버린 행태를 용서할 수 없다. 나눔의집은 기부금품법이 규정한 모집등록을 하지 않아 후원금 액수와 사용 내역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데다 관할 기관 검사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며 “당국은 철저한 수사와 함께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련자들을 엄정히 다스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일보도 사설에서 “간병인이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중증할머니에게 ‘혼나봐야 한다’ ‘갖다 버린다’같은 언어폭력까지 가했다는 정황까지 확인했다고 하니 충격적이다. 할머니들을 위해 쓰일 줄 알고 십시일반 후원금을 보내고 할머니들이 나눔의 집에서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 것으로 기대한 국민들로서는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나눔의 집 부실운영 의혹이 드러나면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위안부 피해자들을 선도적으로 보호했던 불교계의 노력에 흠집이 나는 일은 불가피해졌다. 나눔의 집은 불거진 여러 의혹에 대해 투명하게 해명하고 성원했던 국민들의 기대에 맞게 운영을 정상화하는 일이 명예를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썼다.
변희수 하사, 강제 전역 부당 행정소송
군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한 뒤 육군에서 강제 전역된 변희수 전 하사가 군 당국에 전역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군인권센터와 참여연대 등 21개 단체로 이뤄진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변 전 하사의 강제 전역 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대전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9면에 기사에서 “이날 회견에는 변 전 하사도 참석했다. 군복 대신 흰 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발언에 나선 그는 ‘전역 처분 취소 신청에 대한 기각 결정은 일상을 찾아가던 저를 다시 충격에 빠트렸다. 혐오로 가득한 사회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논의하고 관련 청원에 참여하는 대한민국 시민사회를 믿는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공대위는 유방암에 걸렸다는 이유로 전역됐다가 소송 끝에 복직한 피우진 전 국가보훈처장의 사례를 들며 행정소송 승소에 자신감을 보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