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원장 MBC 단독 사전에 알았다? 조선·중앙 보도 허위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채널A 기자의 협박취재와 한동훈 검사장과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한 MBC 단독보도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보도 내용에 대해 “명백한 허위”라고 반박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6일 낮 배포한 입장 자료에서 “채널A 기자-검사장 간 유착 의혹을 보도한 MBC 리포트(3월31일 오후 8시경) 직전에 권경애 변호사와 통화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며 “권 변호사와의 통화시간은 MBC 보도가 나가고 1시간 이상이 지난 9시9분”이라고 반박했다. 한 위원장은 “통화내용 또한 MBC 보도와 관련 없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실제 한 위원장이 이날 공개한 3월31일자 통화 내역을 보면 오후 9시9분경 ‘권경애’와 통화한 내역이 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3월31일 MBC 보도 이전 채널A 사건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허위사실을 기초로 하여 MBC의 보도 내용을 사전 인지하고 있었다는 등의 추측성 보도는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방송 관장하는 분, 한동훈 내쫓는 보도 곧 나간다고 전화”란 제목의 6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 권경애 변호사가 5일 새벽 2시경 올렸다 삭제한 페이스북 게시글을 전하며 “권 변호사 글에 따르면 ‘매주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시는’ 현 정부의 고위직이 MBC의 관련 보도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 특히 그 인물은 MBC의 해당 보도가 한동훈 검사장을 내쫓는 일환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 대목을 두고 “이 사건이 여권과 친정부 매체들이 주장하듯 ‘검·언 유착 사건’이 아니라, 정부 고위직까지 개입된 윤석열 총장의 측근 한동훈 검사장을 내쫓기 위한 ‘권·언 유착 사건’일 가능성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증언”이라고 해석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권 변호사는 조선일보에 “(삭제한 페이스북 게시글을) 기사화하지 말라”고 요구했으나 조선일보는 “공익적 차원에서 보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MBC 보도 내용을 미리 인지하고 지난 3월26일 방통위가 채널A의 재승인을 보류했다는 식의 보도에 대해서도 반박이 나왔다.
앞서 중앙일보는 “고위 인사, MBC 뉴스 직전 한동훈 보도 나갈 거라 전화”란 제목의 6일자 기사에서 “한 위원장이 권 변호사에게 한동훈 검사장을 언급하며 전화를 했던 시점이 방송통신위원회가 채널A에 대한 재승인을 연기한 뒤”라며 “권 변호사 발언이 사실로 확인되면 한 위원장은 채널A 기자와 검사장 유착 의혹에 대한 MBC 보도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재승인 보류 결정을 내는 과정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익명의 법조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채널A가 갑자기 재승인 보류 결정을 받은 데 대해 MBC의 채널A 기자와 검사장 간 유착 의혹 보도가 영향을 미쳤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이에 방통위는 6일 낮 설명자료를 통해 “재승인 심사위원회 심사 이후 심사위원회에서 제시한 심사의견과 관련된 TV조선과 채널A의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편성·보도의 독립성 강화 등을 위한 계획을 확인하고, 재승인 시 부가될 공통 조건 및 사업자별 조건 등에 대한 검토 및 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상임위원 간 논의를 통해 승인유효기간 등을 고려해 보도PP는 재승인을 의결하고 TV조선과 채널A는 청문 절차 및 추가확인·검토 등을 거친 후 재승인 안건을 추후 처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지난 3월26일 YTN와 연합뉴스TV에 대해서는 방송사업자 재승인을 의결했으나 TV조선과 채널A는 재승인을 보류했다. 당시 두 종편의 승인유효기간은 4월21일까지였다. 만약 방통위 내부에서 합리적 설명 없이 채널A의 재승인을 보류했다면 당시 야당 추천으로 임명된 표철수 상임위원과 안형환 상임위원이 가만히 넘어갔을 리 없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상혁 위원장은 “조선·중앙의 보도는 물론이고, 같은 내용의 허위사실을 적시한 이후의 보도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미디어오늘은 논란의 중심이 된 페이스북 게시글을 올렸던 권경애 변호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