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뉴질랜드총리에 외교관 성추행 파악후 처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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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뉴질랜드총리에 외교관 성추행 파악후 처리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재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통화에서 우리 외교관의 성추행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문 대통령은 뉴질랜드 총리에게 외교관 성추행 문제 관련 언급을 듣고 사실관계 파악후 처리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외교관은 3년 전 뉴질랜드 대사관 부대사로 근무하는 과정에서 남성 직원을 세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경찰 고발 전에 뉴질랜드를 떠나 제대로 된 조사도 받지 않고 있는 상태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현안브리핑에서 ‘외교관 성추행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는 내용이 뭐냐’는 질의에 “뉴질랜드 총리와의 통화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드릴 텐데, 사실은 이게 통화 말미에 짤막하게 나왔던 얘기”라며 “뉴질랜드 총리가 자국 언론에 보도된 사건을 언급했고, 대통령이 관계부처가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처리할 것이라고 답한 게 전부”라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8일 저녁 문재인 대통령이 ‘재신다 아던(Jacinda Ardern)’ 뉴질랜드 총리의 요청으로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30분간 나눈 전화통화와 관련해서도 “양 정상이 우리 외교관 성추행 의혹 건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다”고 밝혔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도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뉴질랜드 대사관에서 근무한 외교관이 뉴질랜드 국적 직원에 성추행해 수사를 진행중인데, 우리 외교부가 수사 요청에 도움을 주지 않고 있다’는 뉴질랜드 언론 보도에 어떤 입장이냐는 질의에 “뉴질랜드 정부 측에서도 유사한 질문에 답변을 한 것으로 안다”며 “답변 취지는 '한국 정부와 소통을 계속 해 나가겠다' 이런 취지였다”고 답했다. 김 대변인은 “저도 마찬가지로 답변하겠다”며 “뉴질랜드 측하고 소통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뉴질랜드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뉴질랜드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뉴질랜드쪽에서는 이 외교관이 뉴질랜드 사법절차에 따라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하고 있는데, 뉴질랜드 현지 대사관이 이것은 본인의 판단에 따를 것이라는 입장의 성명을 냈다는데 외교부 입장과 같으냐’는 질의에 김 대변인은 “특권면제, 이러한 사항을 거론하면서 특정인을 보호하고 있거나 그렇지는 전혀 않는다”며 “그 부분 분명하게 확인해드리겠고,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말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실제 이 사건은 뉴질랜드 언론인 ‘뉴스허브’가 지난 25일자(현지시각) 온라인판 ‘한국정부가 뉴질랜드에서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외교관을 보호하고 있다’(Korean govt protects diplomat accused of sexual assault in NZ) 제하의 보도를 하면서 알려졌다. 뉴스허브는 “(김 아무개) 전 뉴질랜드 부대사는 남성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올해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며 “그러나 그는 대신 영사로서 필리핀에 있으며 한국은 송환을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허브는 “그에 대한 체포영장은 웰링턴 지방 법원이 2월 발부했는데, 웰링턴 대사관에 있는 뉴질랜드 남성 직원에 대한 세차례 성폭행한 혐의”라며 “각각 최대 7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으나 그를 송환하려는 노력은 결실이 없고 한국은 도와주기를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뉴스허브는 자사가 입수한 법원 문서를 근거로 2017년 후반에 세 번의 별도의 폭행 혐의라고 보도했다. 뉴스허브에 따르면, 첫 번째 사건은 김아무개 부대사가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자신의 컴퓨터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달라고 한 뒤 뒤에서 그의 왼쪽 엉덩이를 손으로 쥔 사건이며,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번째 사건이 벌어졌는데, 이번에는 그가 피해자에게 다가가 사타구니 쪽과 벨트 주변을 손으로 움켜 쥐었다고 경찰이 말했다. 뉴스허브는 두 사건 모두 상사에게 보고되었으나 피해자는 사무실에서 계속 일했고 몇 주 후에 세 번째 사건이 나왔다며 이번에는 김 전 부대사가 젖꼭지와 가슴을 움켜 잡았다고 보도했다.

▲뉴질랜드 언론 뉴스허브가 지난 25일(현지시각)자로 보도한 내용▲뉴질랜드 언론 뉴스허브가 지난 25일(현지시각)자로 보도한 내용. 사진=뉴스허브 사이트 갈무리

 

이 매체는 김 부대사는 한 달 뒤 고소인이 경찰에 가기 전에 뉴질랜드를 떠났는데, 지난해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으나 그 이후로 그는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썼다. 특히 뉴스허브는 한국 정부를 두고 “한국은 김의 기소에 저항하고 있다”며 “외교부는 지난해 9월 한국의 협력을 요청했으나 서울의 한국 정부는 거절했다”고 비판했다. 이 매체는 한국 외교부를 두고 “현장 조사를 거부하고, 경찰이 (대사관) CCTV에 접근을 거부했으며 직원들에 대한 경찰의 참고인 조사도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가해자인 김 부대사에 대해서도 뉴스허브는 “결코 형사와 함께 (조사를 받기위해) 앉지 않았으며 우리의 답변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면서도 한국 대사관 내부문서에 나온 그의 생각을 전했다. 이 문서에서 김 부대사는 “성희롱에 대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피해자를 ‘두드린 건’ 인정하지만 그것이 농담(조크)이었다고 말했으며, 피해자의 배를 두차례 두드린 것은 기억하지만, 사타구니를 움켜쥐진 않았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김 부대사는 문서에서 “양손으로 가슴을 두드린 것”은 생각난다면서도 “그가 주장한 것처럼 그를 움켜 쥐지 않았다”고 한다고 뉴스허브는 보도했다.

이상진 주뉴질랜드 대사는 뉴스허브 보낸 진술에서 “김 부대사가 뉴질랜드로 돌아와 수사를 당할지에 관한 결정은 그 자신의 문제”라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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