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시청자위, 김어준에 어떤 설이나 음모, 이런 것들 안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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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시청자위, 김어준에 어떤 설이나 음모, 이런 것들 안 했으면

TBS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가 방송에서 음모론 제기보다 본인 영향력과 위상에 걸맞은 논리정연함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시청자위원회에서 제기됐다.

지난 27일 TBS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0년 6월26일 TBS 시청자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이날 TBS 시청자위원 12명은 뉴스공장 제작진과 ‘뉴스공장’을 주제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뉴스공장 제작이 어떻게 이뤄지고, 어려움이 무엇인지 시청자위원들이 직접 들어보자는 취지다.

시청자위원들은 진행자 김씨와 뉴스공장에 관심과 애정을 드러내면서도, 논란을 부르는 김씨의 일부 발언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나미 위원(한서대 동양고전연구소 연구교수)은 “김어준 진행자가 갖는 현대사에서의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특히 힘들었던 시절 그분 말 한마디 한마디에 환호하고 기뻐하고 이후에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큰 공을 세웠다”면서도 “시민운동에도 많은 영향력을 가졌다고 생각이 드는데, 그 시기와 지금 시기를 비교해보면 위치와 역할, 위상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자잘하게 윤미향 편이냐, 조국 편이냐 이런 것으로 상대방을 강하게 공격하는 건 과거에 필요했던 역할이고, 지금은 뭔가 방향을 제시하는 묵직한 역할을 해주셨으면 한다”며 “저는 아주 속 시원하고 중요한 말씀을 해주시는 것 같아 좋은데, 그 반대편에서 자잘한 용어적인 것으로 비난하는 게 아쉬워서 하는 말이다. 그런 빌미를 안 줘도, 그런 전투력이 없어도 될 시기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김씨 위상에 대해 “거의 정론, 그 정도의 위상까지 갔는데 한쪽에만 편향된 (김씨의) 이야기는 그런 위상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며 “예를 들어 어떤 설이나 음모, 이제 이런 것들은 안 했으면 좋겠다. 정확한 정보와 논리정연함, 적(敵)이라고 하더라도 존경받는 그런 인물로 우뚝 서기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 TBS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 사진=미디어오늘.▲ TBS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 사진=미디어오늘.

정미정 위원(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은 김씨 발언을 인용 보도하는 언론을 지적했다. 정 위원은 “김씨와 관련된 보도를 보면 ‘갈등’ 자체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고, 김어준의 프로그램에 대한 분석이나 비판적 접근을 하는 경우는 없다”며 “그냥 김어준을 공격하기에만 열을 올린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지난 5월 뉴스공장에서 ‘위안부’ 할머니 이용수씨 기자회견에 “기자회견문을 읽어보면 이 할머니가 쓰지 않은 게 명백해 보인다. 냄새가 난다”는 등 발언으로 논란을 불렀다. 김씨의 근거 없는 ‘배후설’에 각계 비판이 쏟아졌던 것.

정 위원은 이 같은 김씨 발언에 “배후설과 관련해 제가 다시 꼼꼼히 봤다. 그런데 못할 말 한 것도 아니고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이야기를 했다. 그것이 과도하게 비판 받고 거의 좌표가 찍혔잖나? 그러면 마구 몰려들어서 죽이자고 작정하니까. 예전에 김제동씨를 끌어내리듯이. 지금 기사를 보면 다 그렇다”라고 말했다.

정 위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이 된 뉴스공장 방송에 대한 제작진의 대처 방안을 물은 뒤 사견을 전제로 “저는 언론학자로서 김씨는 굉장히 훌륭한 저널리스트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취재하고 열심히 질문하기 때문이다. 저는 이러한 저널리스트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이런 귀한 프로그램과 사람을 지키기 위해 TBS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 궁금하다”고 밝혔다.

홍경수 위원장(순천향대 미디어콘텐츠학과 부교수)은 “뉴스공장이 지상파를 위협할 만한 프로그램이 된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김씨가 하는 가벼운 농담 같은 것들이 다른 언론 주목을 받고 있는데, 대부분 약자에게 비쳤을 때 문제가 커지는 것 같다. 대구사태라든지, ‘집도 없으면서’ 같은 발언도 상황적으로 약자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들었을 때 오해의 소지가 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좀더 주의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6월 방송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인터뷰하던 중 해당 법에 반대하는 이들에게 “집도 없으면서”라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양승창 뉴스공장 PD는 “대구사태 발언과 ‘집도 없으면서’ 발언은 일부 언론들이 특정 목적을 갖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된 사안”이라며 “다만 제작진으로서 그 부분들이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뉴스공장을 바라보고 있다는 무게감을 더 무겁게 받아들이고, 오해의 소지가 있을 부분까지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가능한 범위에서 검증하고 조치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양 PD는 김씨 장점으로 “2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는 방송을 만들고 싶어하는 욕심”을 꼽았다. 양 PD는 “가장 쟁점이 되는 이야기들을 방송 2시간 동안 단 1분도 허투루 쓰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시간을 내서 들어주는 청취자들을 위해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그런 제작을 위해 제작진에게만 요구하는 게 아니라 본인도 큰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PD는 “앞으로도 프로그램 타이틀에 맞게 우리가 방송하는 것들이 사람들에게 울림과 깨달음을 주고, 사회에 대한 인식과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 선두주자가 되고 싶은, 그런 방송을 만들고 싶은 게 우리 제작진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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