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서 MBC로 옮겨간 이동재-한동훈 녹취록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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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MBC로 옮겨간 이동재-한동훈 녹취록 공방

MBC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 사이의 대화 녹취 내용 일부를 공개하며 ‘검언유착’ 의혹을 재차 제기한 가운데, 이동재 기자가 21일 지난 2월13일 부산고검에서 나눈 한 검사장과의 대화 녹취 ‘전문’을 공개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20일 “이 전 기자 설명 듣더니… ‘그런 건 해볼 만하다’”라는 제하의 리포트를 통해 “‘피해자 이철씨 측을 압박해서 유시민의 범죄 정보를 얻으려 한다’고 이 전 기자가 취재 목적과 방법을 설명하자 한 검사장은 ‘그런 것은 해볼 만하다’고 말을 한 것으로 검찰 수사팀이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자는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인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여권 인사와 가까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전 신라젠 대주주)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회유·협박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지난 17일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됐다.

MBC 뉴스데스크는 20일자 리포트에서 △지난 2월6일 이 기자가 “(이철 전 대표) 일가족을 설득해 유시민 등 정치인들에게 뿌린 돈과 장부를 받으려 한다”고 보고한 채널A 법조팀 대화방 △2월12일 이 기자가 권순정 대검찰청 대변인을 찾아가 ‘유시민을 수사하고 처벌 받도록 하는 게 취재의 목표’라며 취재 조언을 구했다는 사실 △2월13일 이 기자가 후배 법조기자인 백승우 기자와 함께 부산고검에서 한 검사장과 면담한 사실 △3월10일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의 카카오 보이스톡 통화 사실 등을 언급했다. 이 같은 사실관계는 이 기자의 구속영장 범죄사실에도 담긴 내용이다.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월13일 오후 부산고등·지방 검찰청을 찾아 당시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월13일 오후 부산고등·지방 검찰청을 찾아 당시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MBC는 “(이 기자가 한 검사장과의 면담 자리의) 녹취록을 확보한 검찰은 당시 이 전 기자가 ‘신라젠 사건 관련 여권 인사들을 취재 중인데, 이철 씨와 그 가족을 압박해 유시민 등의 범죄 정보를 구하고 있다’며 ‘편지를 썼고, 가족을 찾아다닌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자의 취재 계획에 한 검사장이 “그런 것은 해볼 만하다. 그런 거 하다가 한두 개 걸리면 된다”고 독려하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것이 MBC 보도 내용이다.

이에 이동재 기자는 21일 자신과 백승우 채널A 기자, 한 검사장이 부산고검에서 동석했던 지난 2월13일 만남에서의 녹취 전문을 공개했다. 이 기자 변호인 측은 “녹취록 전체 취지를 보면 ‘피해자 이철씨 측을 협박 또는 압박해 유시민의 범죄 정보를 얻으려 한다’는 불법적인 내용을 상의하고 이를 공모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MBC 보도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았던 건 “그런 것은 해볼 만하다. 그런 거 하다가 한두 개 걸리면 된다”는 한 검사장 발언이었다. 이 기자가 공개한 면담 녹취 중 해당 대목은 다음과 같다.

이동재 : 사실 저희가 요즘 P◌◌후배기자)를 특히 시키는 게...성공률이 낮긴 하지만 그때도 말씀드렸다시피 신라젠 수사는 수사대로 따라가되 너는 유시민만 좀 찾아라.

후배 기자 : 시민 수사를 위해서.(겹쳐서 잘 안 들림)

이동재 : 이철 아파트 찾아다니고 그러는데.

한동훈 : 그건 해볼 만 하지. 어차피 유시민도 지가 불었잖아. 나올 것 같으니까. 먼저 지가 불기 시작하잖아.

이동재 : 이철, Q◌◌ R◌◌ 제가 사실 교도소에 편지도 썼거든요. 당신 어차피 쟤네들이 너 다 버릴 것이고.

한동훈 : 그런 거 하다가 한 건 걸리면 되지.

이는 MBC를 포함해 검언유착 의혹을 제기하는 쪽에서 한 검사장이 유 이사장을 겨냥한 취재를 이 기자와 공모한 정황으로 보는 근거 가운데 하나지만, 같은 녹취에는 유 이사장 취재에 한 검사장이 “관심 없어. 그 사람(유시민) 밑천 드러난 지 오래됐잖아. 그 1년 전 이맘때쯤과 지금의 유시민의 위상이나 말의 무게를 비교해봐”라며 유 이사장과 선을 긋는 부분도 바로 앞에 존재한다.

이동재 : 일단은 신라젠을 수사를 해도 서민 이런 거 위주로 가고 유명인은 나중에 나오지 않겠습니까.

한동훈 : 유명인은...

이동재 : 유시민은 한 월말쯤에 어디 출국하겠죠. 이렇게 연구하겠다면서.

한동훈 : 관심 없어. 그 사람 밑천 드러난 지 오래됐잖아. 그 1년 전 이맘때쯤과 지금의 유시민의 위상이나 말의 무게를 비교해봐.

이동재 : 지금은 뭐 그냥 누구냐, O◌◌ 수준이죠.

한동훈 : O◌◌보다 아래 아니야.

즉, 2월13일 만남 내용만으로 세 사람이 여권을 겨냥한 수사를 공모했다고 단정하긴 어려우나, 이 기자의 취재 초점이 유 이사장에게 맞춰져 있다는 점은 이 기자 스스로 공개한 녹취록에서도 재차 확인된다.

MBC가 보도에 언급한 것처럼 △“(이철 전 대표) 일가족을 설득해 유시민 등 정치인들에게 뿌린 돈과 장부를 받으려 한다”는 이 기자의 보고가 오고간 채널A 법조팀 대화방 △세 사람 만남이 있은 지 한 달 뒤 시점에 있었던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의 카카오 보이스톡 통화 내용 등 추가 근거가 제시돼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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