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자신에게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제기한 경향신문을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 보도를 청구했다고 20일 밝혔다.

조 전 장관이 정정을 청구한 보도는 지난해 8월20일자 1면에 실린 “조국 ‘사모펀드 투자’ 다음해… 운용사에 ‘얼굴 없는 53억’”이라는 제하의 기사 등이다.

경향신문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가족이 거액을 사모펀드에 투자한 다음해에 펀드 운용사(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에 53억여원의 자산이 수증(증여)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회사 지분을 대가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무상 기부 형식으로 돈이 투입된 것이다. 조 후보자 가족의 투자 시기와 맞물린 이례적인 자산 수증을 두고 의혹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펀드 운용사 코링크PE에 증여된 거액의 돈이 조 전 장관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경향신문은 같은 날 3면에서는 ‘업계 전문가’ 말을 인용해 “자산수증은 보통 회사 소유주가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는 방법으로 정상적 회사에선 없는 일이다. 수증한 사람이 회사 이익에 깊게 연관되거나 투자자에 대한 책임이 있는 사람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이례적인 자금 흐름을 두고 조 후보자 가족의 거액 투자와 연관된 자산수증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53억원을 ‘기부’한 사람이 조 후보자 가족과 관련이 있거나, 조 후보자가 투자한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에 이익을 주려 한 제3자인지가 밝혀져야 할 부분”이라고 짚었다.

▲ 경향신문 지난해 8월20일자 1면 “조국 ‘사모펀드 투자’ 다음해… 운용사에 ‘얼굴 없는 53억’”

조 전 장관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보도가 ‘사실적 주장’이라며 “이 기사는 문제의 사모펀드 투자와 관련해 근거없는 의혹 보도가 다수의 언론에서 보도되는 출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언론중재법을 보면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 보도 등이 진실하지 않아 피해를 입은 자는 보도가 있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내 언론사에 정정 보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조 전 장관은 “자산수증은 저와 가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이 밝혀진 바 있다”며 “경향신문은 위와 같은 ‘사실적 주장’을 하면서 자산수증과 제 가족 투자의 연관성 근거로 제시한 것은 두 사항 발생 시점이 1년의 차이가 있다는 것 외에는 어떠한 논거도 제시하지 않았거나 못했다”고 반박했다.

조 전 장관은 “이 기사 보도 이후 코링크에서는 해당 53억원은 더블유에프엠(WFM)의 전 회장인 우국환씨가 2018년 코링크에 무상증여한 WFM주식 110만주라고 해명했다. 자산수증은 제 가족 펀드 투자와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고 밝혔다”며 “해당 펀드에 수사했던 검찰 공소장에도 53억원은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경향신문은 이처럼 근거 없이 악의적으로 제 가족 투자가 불법적 부문과 연계돼 있다는 ‘사실적 주장’을 했는 바 이는 명백히 오보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제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돼 정정 보도를 구하는 조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코스닥 상장사를 무자본으로 인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는 지난달 30일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조씨는 WFM, 웰스씨앤티 등 코링크 사모펀드가 투자한 기업의 자금 89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조씨의 횡령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지만 조 전 장관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공모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4일에는 5000억원대 펀드 사기 의혹을 받는 옵티머스자산운용과 자신을 연관 지은 조선·중앙일보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 보도를 청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