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중재위, 조선·중앙 등 정의연 보도 무더기 조정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5개 매체가 보도한 정의기억연대 관련 기사가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을 거쳐 삭제되거나 정정·반론보도문이 게재됐다.
정의연이 지난달 9개 언론사 13개 기사를 대상으로 삭제 및 정정 보도 등의 조정을 언중위에 신청한 결과 8개 기사가 조정 성립되거나 강제 조정됐고, 2개 기사는 조정 불성립됐다. 나머지 3건은 조정 심리 중이다.
강제 조정 기사는 3건이다. 중앙일보 지난 5월19일자 “[단독] ‘아미’가 기부한 패딩… 이용수·곽예남 할머니 못 받았다”, 6월10일자 “‘정의연은 운동권 물주’…재벌 뺨치는 그들만의 일감 몰아주기”, 한국일보 5월19일자 “‘아미’가 할머니 숫자 맞춰 기부한 패딩… 이용수 할머니 못 받아” 기사다.
강제 조정 기사 3건의 결과를 보면, 5월19일 ‘정의연이 BTS 팬의 기부품을 위안부 피해자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중앙일보 기사는 정정 보도 결정이 났다. 같은 내용의 한국일보 기사는 정의연이 잘 전달했다는 취지로 제목 수정 조정이 났다. ‘정의연이 재벌 뺨치게 관련 단체들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중앙일보 기사는 반론 보도 게재로 조정됐다.
강제 조정은 양측 합의가 무산돼도 조정을 신청한 쪽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언중위가 직권으로 내리는 조정이다. 양측이 동의하면 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내지만 결렬되면 자동으로 법원에 민사소송이 접수된다.
조정 성립돼 삭제된 기사는 2건이다. 서울경제 5월21일자 “[단독] 정의연이 반환했다는 국고보조금, 장부보다 적은 3000만원 어디로?”와 국민일보 6월9일 “‘후진국도 아니고, 정의연 장부도 없다니’ 회계사회 회장 한탄” 기사다.
서울경제 기사는 “정의연이 지난해 여성가족부에서 받은 국고보조금 중 남은 금액 일부(약 3000만원)의 행방이 묘연하다”고 보도했으나 허위였다. 서울경제는 조정 후 정정 보도를 내고 기사를 삭제했다.
국민일보는 ‘정의연이 회계 장부도 없다’는 내용을 제목으로 뽑았으나 실제 기사 내용엔 같은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정의연은 이에 “장부조차 두지 않고 불투명하게 회계를 처리하는 것처럼 인터뷰 내용과 다른 사실을 악의적으로 제목화해 보도했다”며 조정을 신청했고 삭제로 조정 성립됐다.
이 밖에 조선일보 6월16일 “[단독] 윤미향이 심사하고 윤미향이 받은 지원금 16억” 기사와 조선비즈 “그렇게 피해 다니더니…정부지원금 16억원, 윤미향이 심의해서 정의연에 줬다” 제목의 기사에 정정 보도를 게재한다고 정의연과 합의했다.
이 기사는 정의연 이사가 국고보조사업 수행기관을 정하는 ‘보조사업자선정위원회’에 참여한 사실이 없음에도 정의연 이사가 ‘셀프 심의’해 정의연이 정부 지원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정의연은 여가부의 ‘위안부 피해자 지원·기념사업 심의위원회’와 ‘보조사업자선정위원회’는 구성과 역할이 다르다며 정의연 이사는 심의위에 속했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6월19일자 “정의연 감사편지 쓴 날…후원자 25명, 기부금 반환 소송” 기사는 제목 수정과 정정 보도로 조정됐다. ‘나눔의 집’ 후원자 23명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후원자 2명이 반환 소송에 나선 것인데도 이들을 정의연 후원자처럼 기사화했다. 중앙일보는 원 기사를 삭제하고 내용이 정정된 기사를 다시 냈다.
이 밖에 조선일보 5월11일 “정의연 ‘이용수 할머니께 사과… 기부금 사용 내역은 공개 못해’” 기사와 신동아 5월27일자 “위안부 비극을 돈과 권력으로 맞바꾼 정의연 파탄記” 기사는 조정 불성립됐다.
정의연은 “무책임한 언론 보도에 경종을 울리고, 보다 책임감 있고 성숙한 대한민국 언론인의 자세를 요청하는 심정으로 지난 6월 9개 언론사 13개 기사에 정정 보도 및 손해배상을 구하는 조정을 언중위에 신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