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시장 실종 소식에 가정 불화 추측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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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시장 실종 소식에 가정 불화 추측까지

종편의 문제발언 중 핵심을 뽑아 알려드리는 ‘종편 뭐하니?’입니다. 7월9일 저녁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는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실종 소식을 주로 다뤘어요. 박 시장의 딸이 당일 오후 5시17분경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는 것 외에 명확히 밝혀진 건 하나도 없었지만 종편에서는 ‘극단적’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각종 가능성을 점쳤어요. 박 시장 실종 배경에 ‘가정 내 불화’가 있을 것이라 섣불리 추측하기도 했죠. 

1. TV조선 기자, 고 박원순 시장 실종에 ‘아무 말 대잔치’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월9일)에서는 고 박원순 시장의 실종 소식을 속보로 빠르게 전달했어요. 준비 안 된 ‘속보’라서 그랬던 걸까요? 시청자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김미선 TV조선 정치부 기자의 발언이 여러 차례 나왔어요.

김미선 기자는 박 시장의 실종에 대해 “상황 자체가 굉장히 극단적이고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 아니겠나”라고 말했어요. 박 시장의 실종이 예기치 않은 급작스러운 상황인 건 맞아요. 하지만 실종 상황만 놓고 ‘상황 자체가 굉장히 극단적’이라며 자극적으로 전하는 건 부적절해요. 김 기자는 “119 구급대가 왜 집에 가 있을까?”, “저 봉고차 같은 경우는 강력계 형사들이 주로 타고 다니는 건데 강력계 형사들이 강력범죄 처리하려고 저기 가지 않았을 것 같다”는 추측성 발언으로 근거 없는 의혹만 불러일으켰어요. 추측성 발언을 이어가던 김 기자는 “(드론에) 일단 밤까지 수색 작업을 하는 기능은 일단 ‘저희나라’에는 아직까지 도입이 안 된 걸로 있다”며 ‘우리나라’를 ‘저희나라’라고 표현하는 실수까지 했죠. 

그러나 김미선 기자의 문제 발언은 그치지 않았어요. “저희가 있는 곳이 지금 서울이다. 우리나라의 중심이고 한반도의 중심이다. 몇 십 킬로 올라가면 평양이다. 북한과 마주하고 있다. 그곳을 지키는 게 박원순 시장이다. 그리고 서울은 제가 알기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도시이다. 이 도시를 지켜야 되고 또 이끄시는 분이 왜 아무 말씀 없이 이렇게 사라져서 많은 분을 걱정하는 하는지 조금은 원망스럽기도 하다. 따님께 어떤 말씀을 남기셨는지 언론인지만 그 따님께 추궁하거나 보채지는 않고 기다리겠다. 그리고 지금은 돌아오시기를 기다리겠다. 하지만 보다 책임 있는 자세 기대하겠다”라고 말한 거예요. 김 기자는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요? 박 시장의 실종 소식을 보다 차분하게 전할 순 없었던 건지 의문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드네요. 김미선 기자에게 언론인으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를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요?

→ TV조선 <이것이 정치다>(7월9일) https://muz.so/acqv

▲ 7월9일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7월9일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2. 근거 없이 ‘가정 내 불화’ 추측한 MBN 출연자

MBN <뉴스와이드>(7월9일)에서도 고 박원순 시장 실종 소식을 속보로 전했어요. 이 과정에서 출연자 이상휘 세명대 외래교수는 가정 내 불화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성 발언을 내놨어요. 이상휘 씨는 “저는 서울시에서 근무를 했었기 때문에 이 (오세훈) 시장 비서실에 있었기 때문에 말씀을 드릴 수 있다”며 “주목해야 할 점은 ‘딸이 경찰에 실종신고했다’ 이 점이다”라고 운을 띄웠어요. 그리고 “가정 내에서의 어떤 이야기라든가 그런 것들이 어느 정도 있었기 때문에 딸이 곧바로 여기에 대해서 좀 기다려보지 않고 실종 신고를 낸 그런 배경이 아니었을까”라며 가정 내 불화에 초점을 맞췄죠. 진행자 백운기 씨는 “지금 아무것도 속단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 좀 더 지켜봐야겠다”며 이 씨를 제지했어요. 그런데도 이 씨는 ‘가정 내 불화’에 초점을 맞춘 발언을 이어갔어요. “뭔가 모종에 집안에서의 다른 일이 있었지 않는가 하는 그런 우려, 이런 것들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그런 문제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하면서 말이에요. 

MBN <뉴스와이드>에서 박 시장 실종 소식을 속보로 전하는 내내 드러난 사실은 박 시장의 딸이 실종 신고를 했다는 것과 경찰이 수색 중이라는 사실뿐이었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추측성 발언으로 대담을 이어가기보다는 신중한 태도로 상황을 전해야 해요. 그러나 이상휘 씨는 본인이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 비서실에서 민원비서관으로 일한 경력을 들어가며 박 시장 실종에 대해 근거 없는 추측만 내놨어요. 추측으로 범벅이 된 대담은 시청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요.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7월9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뉴스A라이브>,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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