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오와 TV조선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공정위 신고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변호사·공인회계사)가 1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TV조선을 운영하는 조선방송과 방정오 TV조선 이사가 대주주인 하이그라운드를 불공정거래행위(부당지원) 혐의로 신고했다.
하 대표 주장은 TV조선이 2018년부터 하이그라운드에 대규모 일감몰아주기를 했다는 것이다. 그 규모는 지난 2018년 109억원, 2019년 191억원.
하이그라운드는 2014년에 설립된 법인이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차남인 방정오 이사가 지분 35.3%를 소유하고 있다. 방 이사 외 주주는 브릴리언트 고지 리미티드(35.3%), GTI Management(19.53%), ACCEL Technology Holdings Limited(9.88%) 등 역외펀드로 추정되고 있다.
하 대표는 “조선방송은 드라마 외주 제작을 주면서 하이그라운드를 공동제작사로 끼워 넣는 방식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해왔다. 2018년 이후 TV조선이 방영한 드라마 8편 중 6편에 하이그라운드가 공동제작한 형식”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매우 노골적으로 해온 결과 하이그라운드 매출액 98%가 조선방송과의 거래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거래는 공정거래법이 금지하고 있는 부당 지원 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하 대표 판단이다.
하이그라운드의 수상한 점은 또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프리미엄 영어유치원 ‘컵스빌리지’에 대한 하이그라운드의 대여금은 19억8800만원으로 전액이 대손충당금으로 설정됐다. 대손충당금은 돈을 빌려줬는데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현재는 돈을 떼인 것으로 결정하고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하는 계정이다. 하이그라운드가 컵스빌리지에 빌려준 자금 전액을 회수불능 채권으로 판단한 것이다.
방 이사는 2017년 11월까지 컵스빌리지 대표로 활동했고, 그가 지분 4.91%를 갖고 있는 디지틀조선일보는 2014년 1억9000만원을 컵스빌리지에 투자(지분율 15.83%)했다. 방 전 대표 자녀도 이 유치원에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 대표는 “컵스빌리지는 방정오씨가 2017년 10월까지 대표이사로 있던 법인이다. 지금도 조선일보 관계자들이 이사, 감사를 맡고 있는 법인”이라며 “하이그라운드가 아무런 업종 간 연관성이 없는 컵스빌리지에 거액을 대여한 것은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 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대로 된 조사를 하도록 계속 촉구해나갈 예정”이라며 “또 형법상 배임죄 성립 여부 등에 대해서도 추가적 법적 검토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TV조선은 앞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보도한 민중의소리에 “현재 하이그라운드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일감 몰아주기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면서도 “관계 당국에서 일감 몰아주기라고 판단한다면 우리로선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