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문화전파? 미인대회? 정체 모호한 이 행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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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문화전파? 미인대회? 정체 모호한 이 행사는?

‘세종대왕 소헌왕후 선발대회’가 세종대왕의 업적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을 내걸었지만 사실상 미인대회의 성격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행사엔 여러 형태로 언론사들이 참여하고 있었다.

대회 홈페이지를 보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이신 세종대왕을 널리 알리고, 업적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세종대왕·소헌왕후 선발대회를 개최했다”며 “수상자들은 대한민국의 홍보대사로 한글의 우수성과 한복의 아름다움, 한식의 세계화 및 한류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세종대왕과 소헌왕후를 선발하는 한국 최고의 한복모델 선발대회”라고 소개했다.

참가 신청서를 보면 기본신상정보에 결혼여부(미혼·기혼·돌싱), 신장·체중·가슴(인치)·허리(인치)·엉덩이(인치)·신발(mm), 최종학력, 등을 적도록 했다. 사진은 얼굴 이미지, 상반신 이미지, 전신 이미지 등 세 장을 첨부하도록 했다.

나이에 따라 20~29세 남녀 메인대회인 ‘세종대왕 소헌왕후 선발대회’, 19세 이하 남녀 ‘나르샤(날아오르다) 선발대회’, 30~45세 남녀 ‘송아리(꽃이나 열매 따위가 잘게 모여 달린 덩어리)’ 선발대회, 46세 이상 남녀 ‘모도리(빈틈없이 아주 여무진 사람) 선발대회’ 등으로 구분했다. 각 수상자들은 미스 글로브, 리틀 미스 루미에르 인터네셔널 월드 등 세계 미인대회 한국대표로 참가한다. 수상자 혜택 1번으로 “평생 미인대회 출신이라는 화려한 스펙자랑”이라고 공지했다.

▲ 수상자들이 참가할 세계 미인대회. 사진=세종대왕소헌왕후선발대회 홈페이지▲ 수상자들이 참가할 세계 미인대회. 사진=세종대왕소헌왕후선발대회 홈페이지
▲ 세종대왕 소헌왕후 선발대회 수상자 혜택▲ 세종대왕 소헌왕후 선발대회 수상자 혜택

 

A씨는 행사 참가 등을 이유로 행사를 주최하는 ‘세종대왕 소헌왕후 조직위원회’ 측에 문의했다. 문의 내용을 보면 조직위원회 측에선 “심사기준으로 키·체중·학력 등은 보지 않고 현장에서 표정·스피치·포즈·자태 등을 중점으로 본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의 경우 예선 심사위원은 이미 결정했고 결선의 경우 신청을 받고 있다고 했다. 심사위원 자격에 대해 조직위원회 측은 “이런 비슷한 종류의 대회를 경험해보거나 이런 대회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분들을 위주로 보고 있다”고 했다. A씨가 “한복이나 전통 관련 분야냐”고 묻자 조직위원회 측은 “차라리 미인대회와 관련 있는 분”이라고 답했다. 이어 “미인대회와 성격은 비슷한데 관점이 다르다”며 “미인대회는 키 170cm 이상에 나이제한이 있지만 우린 그런 게 없다”고 했다.

현재 10개 지역에서 서류접수를 마감했고 최종 결선일은 오는 8월22일이다. 본선 참가비는 30만원(궁중헤어팀 이용시 5만원 추가)으로 이 금액에 한복대여비, 메이크업, 식사 비용 등을 포함했다. 수상자 상금은 없다.

수상자 혜택엔 중에 “각종 언론 인터뷰 및 기획기사 기회 제공” 등을 공지하는 등 언론계와 무관치 않은 행사였다. 이 대회 후원사는 OBS, 스포츠동아, 데일리경제, 시사타임 등으로 모두 언론사다. 주관사는 결혼정보회사 ‘디노블’과 미스그린코리아 등 다른 미인대회도 주관하는 한국프리미엄브랜드진흥원이다.

▲ 세종대왕 소헌왕후 선발대회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세종대왕 소헌왕후 선발대회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올해 세종대왕소헌왕후선발대회 포스터▲ 올해 세종대왕소헌왕후선발대회 포스터

 

해당 대회 홈페이지를 보면 주요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했는데 여러 언론사 대표 이름이 올라있다.

거론된 언론사 중 한 언론사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이 대회 후원사 대표라서 시상할 때 시상자로 들어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오해가 있는데 미인대회라고 하면 여자만 뽑고 수영복 심사 등을 하지만 이 행사는 남성과 여성, 어린아이부터 나이든 분들까지 다 뽑고 한복·한식·한글 등을 알리는 행사라 일반적인 미인대회와 다르다”며 “나름대로 문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회 후원사로 참여한 한 언론사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홍보영상을 틀어줄 뿐 특별히 관여하는 건 없다”며 “수영복 심사도 없고 문제가 될만한 소지가 있었다면 미리 거른다”고 말했다.

조직위원회 측은 “홈페이지에 나온 심사위원 명단은 이전 대회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던 분들의 명단이고 올해 대회 심사위원은 대회 이틀 전까지 알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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