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세계은행도 기본소득지지, 고용불안 해소 도움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9일 2020 세계은행 보고서 ‘보편적 기본소득 탐구 (Exploring Universal Basic Income, 2020)’ 요약 분석판을 번역해 배포했다. 조 의원은 세계은행에서 15년간 일했다.
이번 보고서는 다양한 사회보장제도를 갖춘 10개의 중·저소득국가(남아프리카공화국, 네팔, 러시아, 모잠비크, 브라질, 아이티, 인도, 인도네시아, 칠레, 카자흐스탄)를 대상으로 기본소득 지급액과 재원 조달 방법을 다르게 가정한 모의실험 결과를 담았다.
조 의원이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핵심은 ①기본소득은 특정국가나 상황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사회보장제도가 될 수 있다. ②기본소득은 (한국과 같이) 세금의 누진성이 높지 않으면, 사회복지의 대안으로 가능성이 있다. ③기본소득은 고용불안 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등 세가지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경제를 이끌어가는 세계은행이 기본소득을 지지하고 있고, 기존 연구들이 고소득 국가를 대상으로 진행했다면 이번 연구는 중·저소득 국가도 고려한 실험한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게 조 의원의 설명이다.
세계은행의 이번 실험은 기존의 선별 복지제도 중 개인 부담금이 없는 프로그램, 즉 공적부조를 기본소득으로 대체하는 ‘예산중립적 시나리오’에서 출발했다. 이 때 선별 복지제도가 기본소득보다 빈곤감축영향이 높게 나온다. 선별 복지제도는 일부 사각지대가 나타나지만 극빈층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대상자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비용·지원신청비용·낙인효과 등 다른 요소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기본소득의 경우 자격조건 없이 지급하기 때문에 수혜자들의 낙인효과를 없앨 수 있고, 행정비용 등 각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보편적인 지급은 가격효과(더 큰 혜택을 받기 위해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가 없다. 기존 선별복지의 경우 일정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노동시간을 줄이거나 각종 편법을 이용한다는 부작용이 있다.
실험 결과 기본소득 개혁을 한 국가들은 평균 가장 가난한 계층 안에서 손해 보는 사람보다 혜택을 받는 사람이 많았다. 언급한 10개국 표본에서 최하위 20% 인구 중 70%가 이득을 보고, 전체 인구 중 92%가 이득을 봤다고 전했다.
정책 제언으로는 기본소득을 고려할 때 빈곤이 아닌 이유, 자동화에 따른 고용불안, 사회적 배당 등을 이유로 기본소득을 시도할 수 있다고 했다.
조 의원은 “기본소득이 고용불안 등 해소에 도움을 주고 초국가적 새로운 형태의 사회보장제도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형 기본소득 도입에 고삐를 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