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영이 흔들고 경영진은 농락 청주방송 또 뒷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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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영이 흔들고 경영진은 농락 청주방송 또 뒷통수

CJB청주방송의 고 이재학 PD 사망 사건을 둘러싼 진상규명·재발방지·명예회복 등 합의안 타결이 또 무산됐다. 청주방송(사주 이두영)이 입장을 돌변하면서다. 사측 대표가 ‘이사회 결정에 따른다’며 서명만 남겨 둔 잠정합의안을 또 백지로 만들었다. 청주방송 입장 번복으로 인한 합의 무산은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 4일 사실상 최종 서명만 남겨 둔 4자(언론노조·청주방송·유족·시민사회) 합의안이 또 백지화됐다. 청주방송이 합의문 골자를 대부분 삭제한 수정안을 제시하면서다.

청주방송은 ‘회사의 위법·부당행위를 인정한다’거나 ‘진상조사 결과를 인정하고, 사망 책임에 통감한다’는 핵심 내용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를 참고해 책임자를 징계한다’는 내용도 대폭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청주방송 사측 위원들이 이미 합의한 내용이다. 4자 대표는 지난 2일 서울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최종 잠정합의문을 작성했다. 핵심 조항을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는 타협이 7시간에 걸쳐 이뤄졌고, 4자 대표들이 수차례 수정·검토한 후 작성된 안이다.

▲이두영 청주방송 전 회장(현 이사회 의장)이자 대주주 두진건설 회장. 사진=노컷뉴스▲이두영 청주방송 전 회장(현 이사회 의장)이자 대주주 두진건설 회장. 사진=노컷뉴스

특히 4자는 ‘추인’만 하기로 정했다. 4자가 잠정합의안을 각자 내부 검토해도 취소권은 포기하고 확인만 받는 계획이다. 세부 문구 수정 등 기술적인 수정만 허용했다. 그리고 3일까지 최종 입장을 서로 확인하고, 7일 오전 11시 조인식을 열기로 했다. 그런데 청주방송은 합의 타결 직전인 4일 오후 합의를 180도 뒤집은 수정안을 냈다.

그러면서 청주방송은 결정권을 ‘이사회’로 넘겼다. 사측 대표는 4자 회의 측에 “최종 결정은 이사회가 한다”며 논의를 일축했다. 지난 4개월 간 논의를 이끌어 온 사측 대표들이 자신에게 결정권이 없음을 시인한 것이다.

청주방송 이사회 의장은 두진건설 대표인 이두영(69) 대주주다. 이 의장은 이재학 PD의 노동자성부터 청주방송의 부당행위, 이 PD 사망에 대한 회사 책임을 모두 부인한다. 이 의장은 지난 5월28일 충북지역 19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이재학 PD 사건 충북대책위 활동가에게 1억원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이 입장을 밝혔다.

이두영 의장은 4자 합의가 계속 결렬되는 요인이다. 청주방송이 입장을 돌변해 4자 합의를 결렬시킨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청주방송의 요구에 유족 등이 양보해 합의를 이루면, 다음날 청주방송이 입장을 180도 바꿔 ‘합의할 수 없다’고 밝히는 식이다.

이 의장은 앞서 결렬된 세 차례 회의에서 계속 언급됐다. 사측 대표들은 “(우리에겐) 결정권이 없다”고 거듭 밝혔고 “그 분(이두영)이 입장을 이렇게 정했다”거나 “그 분이 지시하고 보고받는다”고 여러 번 언급했다. 청주방송은 지난달 11일 유족에게 “돈을 줄 테니 다른 건 문제 삼지 말고 사안을 다 끝내자”며 ‘그 분’의 뜻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사측 대표 3명은 지난 2일에도 ‘사측 변호사에게 물어봐야 한다’며 4자 회의 석상에서 여러번 전화를 걸어 회의를 끊었다. 이 때문에 4자 회의에선 ‘사측 대표가 누구냐’ ‘우리가 지금 변호사와 협상하느냐’는 고성이 오갔다고 전해졌다.

▲고 이재학 PD 사망사건 관련 충북대책위원회가 지난 6월24일 충북 청주시 청주방송 사옥 앞에서 청주방송의 무책임한 대응을 규탄하는 피켓시위를 열었다. 고 이재학 PD의 누나(왼쪽)도 참여했다. 사진=고 이재학 PD 사건 충북대책위▲고 이재학 PD 사망사건 관련 충북대책위원회가 지난 6월24일 충북 청주시 청주방송 사옥 앞에서 청주방송의 무책임한 대응을 규탄하는 피켓시위를 열었다. 고 이재학 PD의 누나(왼쪽)도 참여했다. 사진=고 이재학 PD 사건 충북대책위

유족은 이 같은 상황에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을 아는 한 관계자는 “유족이 양보를 거듭해, 사력을 다해 진지하게 협의했고 잠정합의까지 도출했으나 청주방송이 허깨비를 내세워 유족을 농락하고 장난쳤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사측이 말한 ‘사측 변호사’는 이두영 의장과 그를 돕는 유재풍 변호사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유 변호사는 청주방송 등기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이다. 그가 대표인 법무법인 ‘청주로’는 이 의장이 충북대책위에 청구한 1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대리한다. 청주로는 이재학 PD처럼, 5여년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일방 해고됐다며 청주방송에 ‘고용 의지 확인’을 청구한 비정규직 직원의 소송도 맡았다.

청주방송은 오는 6일 오전 11시 이사회를 연다. 사내이사는 이두영 의장과 이성덕 청주방송 사장이다. 유 변호사와 김재중 충북대 로스쿨 교수는 등기 사외이사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석명용 금성개발(청주방송 2대 주주) 부회장 △곽종국 깨끗한나라(3대 주주) 청주공장 상무 △유봉기 삼보종합건설(4대 주주) 대표 △김재덕 주식회사 태인(5대 주주) 부사장 △권오석 새서울고속(주요 주주) 대표 △오영식 B.B.S 충북연맹 회장 등이다.

이와 관련 'CJB청주방송 故 이재학 PD 대책위원회'는 보도자료를 내 오는 6일 오전 10시 청주방송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여는 등 잠정합의안 수용을 촉구하고 이를 거부하는 이두영 의장을 규탄하는 직접 행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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