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교도소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사이트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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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교도소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사이트가 떴다

성범죄자 등 흉악범 사진·실명 등 신상정보를 공개한 사이트가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디지털교도소’란 이름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성범죄자(디지털·소아성애·지인능욕), 아동학대, 살인자의 이름, 범죄 내용, 생년월일 등의 신상정보가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심지어 연락처까지 공개한 게시물도 있다.

해당 사이트엔 2일 오전 현재 성범죄자 46개, 아동학대자 4개, 살인자 16개의 신상정보 게시글이 올라왔다. ‘디지털교도소’ 운영자는 2일 미디어오늘에 “성범죄자들과 살인자들은 판결문과 사건번호, 기사들을 대조해가며 찾고 지인들에게 2차확인 후 올리고 있다”며 게시글의 기준을 밝혔다. 이어 “지인능욕범죄는 초반에 잡지 않으면 피해자가 받는 고통은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일부 게시글은 판결 전이지만 공개 필요성을 주장했다. ‘지인능욕’이란 일반인의 사진 등을 성착취물로 만드는 게시물로 온라인상에서 지워지지 않도록 낙인을 찍어 피해가 심각한 행위다. 

운영자는 ‘디지털교도소’ 사이트에 “대한민국의 악성범죄자에 대한 관대한 처벌에 한계를 느끼고, 이들의 신상정보를 직접 공개하여 사회적인 심판을 받게하려 한다”며 “사법부의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범죄자들은 점점 진화하며 레벨업을 거듭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이어 “범죄자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처벌, 즉 신상공개를 통해 피해자들을 위로하려 한다”며 “모든 범죄자들의 신상공개 기간은 30년이며 근황은 수시로 업데이트 된다”고 소개했다. 

▲ ▲ '디지털교도소' 사이트 첫 화면

 

해당 사이트에는 범죄자들 신상을 공개한 게시물에 이용자들이 댓글을 달 수 있다. ‘디지털교도소’에선 “본 웹사이트는 동유럽권 국가 벙커에 설치된 방탄 서버(Bulletproof Server)에서 강력히 암호화돼 운영되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사이버 명예훼손, 모욕죄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며 “표현의 자유가 100% 보장되기에 마음껏 댓글과 게시글을 작성해주면 된다”고 공지했다. 

이는 게시글이나 댓글 자체가 명예훼손죄 대상이 아니란 말이라기 보단 운영자를 찾기 어려워 현실적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세희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1일 미디어오늘에 “명예훼손·모욕이라는 이유로 수사기관에 고소하고, 확인결과 허위임이 분명한 경우라면 한국 검찰이 해외 수사당국에 협조를 요청해서 그 해외에서 서버업체를 통해 삭제하는 방식일 것”이라며 “죄가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자신(운영자)들을 찾을 수 없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교도소’에선 성범죄자 등 관련 재판 일정도 공지했다. 해당 사이트에는 신문기사 등을 공유해 관련 정보를 요청받기도 하고, 제보도 받는다. 당초 이 작업은 인스타그램에서 진행했다가 사이트를 개설하면서 합쳤다. ‘1번방’, ‘2번방’ 등 두 개의 SNS 계정이 있다. 

2일 현재 ‘1번방’ 계정의 팔로워는 9000명, ‘2번방’ 계정의 팔로워는 4500명이 각각 넘었다. 이전에 다른 계정이 있었고 팔로워가 6만명 가까이 있었는데 신상정보가 공개된 이들 중 일부가 저작권신고를 해 계정이 정지돼 다시 만든 계정이다. 

▲ 디지털교도소 사이트 개설 전 운영하던 SNS 계정 화면 갈무리▲ 디지털교도소 사이트 개설 전 운영하던 SNS 계정 화면 갈무리

 

공익 목적을 추구하며 신상을 공개해 논란이 됐던 곳으로 ‘배드파더스’가 있다. 양육비를 주지 않는 양육비 채무자의 신상을 공개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운영자 구본창씨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 판결을 받았다. 구씨는 제보를 받으면 채무자에게 연락해 양육비 지급을 요청하고 그럼에도 이를 거부할 경우 온라인에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최근 방송인 겸 대학교수 이다도시씨의 전 남편이 10년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 해당 사이트에 신상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미디어오늘은 이메일로 운영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2일 그의 답변을 일문일답으로 재구성한 내용이다. 

-해외에 서버가 있어서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사실인가? 운영자를 찾을 수 없다는 뜻인가?

“그렇다. 서버전체가 해외에 있고 방탄서버에 운영하고 있어 추적이 불가능하다.”

-‘디지털교도소’에 얼굴이 올라가는 기준은 무엇인가?

“성범죄자는 아동포르노 관련 범죄자(페도필리아), 지인능욕범, 살인자, 아동학대범들 등 SNS ‘1번방’과 ‘2번방’을 사이트로 옮기면서 합쳤다.”

-억울한 사람이 나올 수도 있지 않나. 예를 들어 ‘지인능욕’으로 공개된 이는 아직 유죄판결을 받지 않았는데 그럴 경우 억울하지 않을까? 

“성범죄자들과 살인자들은 판결문과 사건번호, 기사들을 대조해가며 찾고 지인들에게 2차확인 후 올리고 있다. 지인능욕범죄는 초반에 잡지 않으면 피해자가 받는 고통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한 번 유포되면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사진이 된다.

‘이름 OO 주소 OO 전화번호 OO, 전화해서 달라하면 잘주는애’라는 코멘트가 달리면 하루종일 수백통씩 오는 전화에 일상생활을 할 수가 없다. 실제로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다. 그런데도 아직도 지인능욕방을 찾는 범죄자들이 많다. 처벌이 약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지인능욕범들의 경우 주홍글씨 측에서 자료를 넘겨받고 있고 지인능욕 범죄자들은 주민등록증, 얼굴, 목소리 인증까지 받고 있다. 피해자들에게 직접 DM으로 안내하고, 다른 방에서 추가로 퍼진 사진이 없는지 확인하고 지워주고 연락 유지하면서 피해를 방지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N번방 박사방을 찾는 유저들은 줄었고 비교적 처벌 수위가 가벼운 지인능욕범들이 활개치고 있어 경각심을 주기 위해 업로드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사이트를 만들게 된 계기나 이유는 무엇인가?

“첫 번째는 하루에도 수십건씩 벌어지는 성범죄에 대한 사이트 이용자들의 관심을 높이고 더 나은 세상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다. 가족 중 한명이 처음에 시작했고, 시기는 조주빈이 잡히기 이틀전 인스타그램 nbunbang을 열었다.

두 번째, 열심히 하게 된 계기는 조주빈이 잡히고, 내 친척 중 한명이 텔레그램 성착취 피해자라는걸 알게 되면서다. 여자로 위장한 한 쇼핑몰업체 섭외팀장이라는 자에게 연락이 와 모델오디션을 진행한다는 핑계로 알몸사진을 전송하면서 시작된 지옥이었다고 했다. 팔로워 5만명을 넘어간 시점부터, 공론화를 원하지 않는 그 친척가족들과 연락을 안 하고 지낸다.

세번째 가족 중 한명이 급성패혈증으로 하늘나라로 가기 전 박사방 사건이 일어나 나라를 시끄럽게 하는 지금이 다른 기회라고 얘기했다. 지금 안 바꾸면 영원히 바꿀 수 없고 더욱 숨어 든다고 해 텔레그램 성착취방의 운영자들, 재판을 받는 주요 성범죄자, 살인자들, 가벼운 처벌을 받고 나오는 범죄자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처벌, 즉 신상공개를 통해 사회적 인격을 말살시키는 역할로 남아 성범죄자 발생률을 낮추고 싶다.

마지막으로 범죄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다 같이 지켜보며 분노하고, 압박하면서 같이 바꾸기 위해서다. 모든 범죄처럼 성범죄도 진화한다. 성범죄 중 특히 디지털 성범죄자들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며 레벨업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그러다 보니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죄의식은 나날이 가벼워지고 있던 도중 N번방이 터졌다. 이들이 저지른 범죄는 상상을 초월한다.”

-운영자 자신에 대한 소개해달라. 

“주 운영자는 나 혼자다. 두명이 여러가지 일을 도와준다. 현재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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