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인건비 줄이고 연공서열 임금체계 손볼 것
양승동 KBS 사장이 1일 KBS 경영혁신안을 발표했다. 양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TS-1스튜디오에서 직원조회를 통해 △인건비 비중 축소 △사내 불합리한 제도 개선 △자회사 성장 전략 마련 △수신료 현실화 추진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 해소 등 5가지 핵심 과제를 밝혔다.
양 사장은 “3개월 전 올해 1200억원이 넘는 사업적자가 예상된다고 말씀드렸고 이후 KBS 광고 수입 점유율이 작년 대비 소폭 올라 선전했다”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이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고 획기적 광고수익 개선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3차례 걸쳐 300억원에 달하는 긴축방안을 시행 중이지만 하반기에 여전히 올해 사업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며 경영혁신안을 발표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양 사장은 우선 인건비 비중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양 사장은 2023년까지 인건비 비중을 현재 35%에서 30% 이하로 낮추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양 사장은 올해부터 4년 동안 직원 1000명 규모의 감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KBS 직원은 약 4700여명이다.
1000명 가운데 900여 명은 정년퇴직으로 인해 자연 감소하는 인원이다. KBS는 정년퇴직 인원 외 추가 감축을 위해 특별명예퇴직을 시행한다.
반면 신입사원은 지속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올해 하반기까지 전체 직무를 재설계한 뒤 인력을 다시 배치하고 신규 채용 규모를 산출할 계획이다. 양 사장은 “신규채용은 중단할 수 없다”면서 “매년 적정한 신규채용을 유지하면서 1000명을 줄이려면 상당한 규모의 추가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연공서열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지상파 독과점 시대의 임금체계를 손보겠다”고 밝혔다. 성과에 기반한 공정한 급여·보상체계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양 사장은 공정하고 합리적 평가시스템을 구축한 뒤 이를 바탕으로 성과급제를 대폭 확대하고 성과보상 인센티브 제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삼진아웃 등 저성과자 퇴출제도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정교한 원가관리가 필요하다며 원가관리 전담팀을 신설해 소요인력과 제작기간, 동원된 시설 등에 대한 산정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내 불합리한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양 사장은 연차촉진과 함께 숙련된 시니어 인력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현재 정년퇴직 1년 전부터 갖는 안식년 대신 현업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분기별 퇴직을 월별 퇴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KBS 자회사 혁신 작업도 시작된다. 양 사장은 KBS그룹 차원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계열사 업무를 전체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양 사장은 “업무 점검결과를 기반으로 본사와 계열사 관계를 재정립하고 계열사 간 유사·중복 업무가 통합되고, 필요할 경우 합병 등 구조개편도 과감히 시행된다”고 밝혔다.
KBS는 KBS미디어, KBSN, 몬스터유니온 등 콘텐츠 자회사의 사업구조 강화를 추진한다. 양승동 사장은 자회사 협력 아래 콘텐츠 저작권을 확보해 수익을 창출하고, 자회사와 함께 “기획, 제작, 유통으로 이어지는 유기적 협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수신료 현실화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양승동 사장은 KBS가 명실상부한 국가기간방송이자 공영방송이 되려면 수신료 비중이 전체 재원의 70%이상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수신료 비중은 45%다.
양 사장은 “앞으로 몇 년 내 사업 손익에서 수지균형을 맞추겠다는 각오로 내부 경영 혁신을 이룩할 때, 비로소 수신료 현실화 문이 열릴 수 있다”며 고강도 내부 경영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KBS는 올해 하반기 중 수신료 현실화 추진단을 출범해 사회적 합의를 위한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양 사장은 시대에 맞지 않는 외부 규제를 완화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 사장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KBS가 유휴 자산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 공적 책무를 수행할 재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민의 수신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양 사장은 이번 경영혁신안 발표를 앞두고 회사가 처한 위기에 경영진이 책임지고 혁신에 돌입하겠다는 각오로 급여 간부와 임원진 임금을 20%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