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프로그램 진행자의 황당 발언들
TV조선 <신통방통>에서 진행자 윤태윤 씨가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발언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특히 6월16일에는 ‘코로나19 방역’을 주제로 한 대담에서 룸살롱과 관련해 부적절한 질문을 하는가 하면, 2016년 정준영 불법촬영 사건에 연루된 가수 로이킴의 활동을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유흥시설 방역 얘기 중 “경험해서 나온 것이냐”
6월15일 서울시가 룸살롱 등 일반 유흥시설에 ‘집합제한명령’을 내렸습니다. ‘집합금지명령’보다는 한 단계 완화된 단계죠. TV조선 신통방통(6월16일)에서는 ‘룸살롱을 포함한 유흥시설은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고, 클럽이나 주점 등은 순차적 영업 재개를 하도록’ 한 서울시 조치를 비판하는 대담이 이어졌습니다.
출연자 승재현 형법학 박사는 유흥시설과 유흥주점은 운영상의 큰 차이가 없다며, 서울시의 일반 유흥시설 운영 재개 조치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승재현 형법학 박사 : 서울에서 판단하는 기준은 다를 수 있을 것 같은데 저게 두 가지 단어가 마음에 참 어색한 단어가, 활동도가 낮고 밀접도가 낮은 곳이 부적절한 단어이지만 ‘룸살롱’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냥 일반적인 보편적인 상식에도 과연 활동도가 낮을까. 정말 밀접도가 낮을까 저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건전한 상식에서 판단하고 있습니다. 절대로 이런 곳이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있는 위험한 순간에 개인적으로 저런 판단을 한다는 것 자체가 다른 이유를 대셔야지 ‘활동도가 낮고 밀접도가 낮다’는 아닌 것 같습니다.
서울시는 집합금지명령보다 완화된 집합제한명령을 “활동도와 밀접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전파력이 낮은 룸살롱 등 일반 유흥시설에 먼저 적용하고, 클럽·콜라텍·감성주점 등 춤을 추는 무도 유흥시설에는 순차적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승재헌 씨는 룸살롱 등 일반 유흥시설의 활동도와 밀접도가 낮다고 본 서울시 판단이 옳지 않다고 비판한 것인데요. 코로나19 감염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 조치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윤태윤 씨의 그 다음 발언이었습니다.
진행자 윤태윤 : 경험에서 나오는 말씀이신…
승재헌 형법학 박사 : 전혀 그거는 아니고 건전한 상식에서 말씀드립니다.
진행자는 출연자가 대담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이끌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코로나19 방역’을 주제로 한 대담에서 출연자도 아닌 진행자가 불쑥 “경험에서 나오는 말씀이냐”고 물으며 ‘룸살롱 경험’을 얘기한 겁니다. 윤태윤 씨는 룸살롱 경험과 코로나19 방역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2016년 박종진과 흡사한 2020년 윤태윤
윤태윤 씨 발언을 보면서 겹쳐지는 사건이 있습니다. 2016년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8월4일)에서 나왔던 진행자 박종진 씨 발언입니다. 당시 박종진 씨는 출연자에게 “성매매 특별법 만들기 전에 노무현 대통령 때, 그 이전에는 성매매 하셨죠?”, “너무 위험한 질문이었습니까?”, “가보셨죠?”라고 질문했습니다. 결국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법정제재 ‘주의’를 받고 사과방송까지 했습니다.
성매매특별법을 얘기하면서 출연자에게 성매매 경험을 물어본 박종진 씨와 유흥시설 방역을 얘기하면서 출연자에게 룸살롱 경험을 물어본 윤태윤 씨 진행방식은 흡사합니다. 유흥시설 이야기를 농담 소재 정도로 사용하는 진행자의 ‘가벼운 태도’가 담겨 있는 것이죠. 유흥시설 혹은 성매매 관련 이야기가 개그로 소비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종편의 시사대담 프로그램을 비롯한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서 진행자와 출연자의 높은 성인지 감수성은 필수입니다. 진행자와 출연자의 성인지 감수성 인식 수준에 따라 방송의 질이 향상될 수도 있고, 오히려 시청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TV조선 <신통방통>은 진행자의 성인지 감수성 인식 수준부터 높여야 합니다.
‘음란물 유포 혐의’ 로이킴 활동까지 응원하는가
한편, 같은 날 TV조선 <신통방통>의 코너 ‘오늘 이 사람’에서는 가수 로이킴이 등장했습니다. 로이킴은 2016년 정준영 불법촬영 사건으로 지난해 4월 단체 채팅방 음란물 유포 혐의를 받아 입건된 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공소를 제기할 만큼 불법성이 없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무죄’를 뜻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로이킴은 큰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신통방통> 진행자 윤태윤 씨는 로이킴의 입대소식을 전하며 향후 활동에 애정과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윤태윤 씨는 로이킴의 음란물 유포 혐의를 언급하며 “군대 전역하고 나오면 활동하는 데 문제가...”라며 로이킴의 활동에 지장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염려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승재현 형법학 박사는 로이킴이 기소유예를 받을 수밖에 없던 정황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승재현 형법학 박사 : 그러다 보니까 검찰에서도 불법 촬영을 한 것이 아니라 이 부분에 대해서 그냥 나와 있는 블로그의 사진을 올린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기소유예, 그것에 참작해서 기소유예를 한다라고 이야기를 했고 이에 대해서 로이킴 씨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가 하면 ‘저의 무지하고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남기게 되어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나의 행동에서는 어떠한 변명도 없이 무조건 잘못된 일이다’라고 하면서 자기 행동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사죄하고 그다음에 거기에 대해서 반성하고 있다. 이런 점이 지금까지 나와 있는 여러 가지 내용들입니다.
진행자 윤태윤 : 알겠습니다. 군대 전역하고 또 활동하는 모습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밖에도 <신통방통>에서는 로이킴이 신곡을 냈다는 정보,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는 내용까지 소개됐습니다. 언론은 로이킴과 같이 범죄에 연루된 연예인에 관한 소식을 전할 때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해당 연예인으로 인한 피해자는 없는지 세밀하게 살피고 문제가 된 사건은 객관적으로 다뤄야 합니다. 아무리 기소유예로 결론 난 사안이라고 하지만, 만일 진행자가 정준영 불법촬영 사건의 심각성을 충분히 알고 있었더라면 ‘활동을 기대한다’와 같은 발언을 할 수 있을까요? 진행자의 부족한 성인지 감수성이 잘 드러난 대목입니다.
※ 모니터 대상 : 2020년 6월16일 TV조선 <신통방통>
※ 출연자 호칭을 처음엔 직책으로, 이후엔 ○○○ 씨로 통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