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은 본국으로" 사우디, 300여구 필리핀에 이송요구
코로나 등으로 이주노동자 시신 수백구
필리핀 측 "코로나 사망자는 사우디에 매장해달라"
18일(현지 시각) 필리핀 마닐라 파라냐케 터미널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 /신화통신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사우디에서 사망한 필리핀 출신 이주노동자의 시신 수백 구를 필리핀으로 송환할 것을 필리핀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정부는 시신 이송을 위해 항공편을 마련하고 있다.
22일(현지 시각) 래플러·인콰이어러 등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실베스터 벨로 필리핀 노동부 장관은 전날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왕이 필리핀 정부에 필리핀 출신 이주노동자 시신 282구를 사흘(72시간) 안에 필리핀으로 이송해줄 것을 긴급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우디가 이송을 요청한 시신 282구 중 5분의1가량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필리핀 정부 측은 사우디 측에 코로나 감염증 사망자는 사우디에 매장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벨로 장관은 전했다.
테오도로 로친 필리핀 외교장관은 사우디 대사가 “시신들이 온전한 상태이며, 사우디는 시신들의 필리핀 이송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로친 장관은 “현재 항공편을 마련 중에 있고, 사우디 측에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고 밝히며, 이번주 안에 시신들이 필리핀에 도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러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필리핀의 이주노동자는 약 220만명에 달했다. 사우디는 필리핀 이주노동자에게 가장 선호되는 국가로, 전체 이주노동자의 약 22.4%가 사우디에 가서 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