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 재난방송 최전선에서 공공서비스 핵심 되겠다
양승동 KBS 사장이 19일 부산에서 열린 ‘2020 한국방송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 특별연설에서 “KBS는 재난방송의 최전선에 있어야 하며, 폭넓은 공공서비스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며 이를 위해 공영방송 KBS에 대한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승동 사장은 “지난 2년여 동안 KBS 사장으로서 시대적 소임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며 “요즘 내부에서는 미래의 불확실성과 미디어에 대한 불신의 시대에 국가 기간방송이자 공영미디어로서 KBS가 어떻게 지속 가능할지 토론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토대로 조만간 KBS 경영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 사장은 “넷플릭스·유튜브같이 전 세계 단일시장으로 콘텐츠를 공급하는 글로벌OTT의 등장은 국민의 시청패턴을 바꿨다. 국민은 디즈니 등 보다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 접하게 될 것이다. 국내 미디어조직은 더 치열하게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뒤 “KBS는 넷플릭스가 아니다. CJENM도 아니고 종편도 아니다. KBS가 할 일은 따로 있다”고 강조했다.
양 사장은 “KBS는 재난방송의 최전선에 있어야 하며, 폭넓은 공공서비스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핵심적 공영미디어가 되려면 진보·보수와 같은 이념·성별·연령·지역에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미디어가 된다는 목표를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서 KBS를 둘러싼 낡은 제도와 방송산업 전반의 빈약한 재원 문제가 꼭 해소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1981년 이래로 40년째 멈춰있는 월 2500원 ‘수신료 현실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양승동 사장은 “미디어 신뢰가 매우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KBS 시사프로그램 ‘시사기획 창’방송에 따르면 언론의 전반적 신뢰도가 낯선 사람의 신뢰도보다 낮았다. ‘기레기’라는 표현이 일상화됐다. 가짜뉴스는 넘쳐난다”고 밝히며 KBS가 신뢰도 높은 공영방송으로서 중심을 잡겠다고 밝혔다.
양 사장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이후 사회체계에 대한 국민 신뢰가 뚜렷하게 높아졌다.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정부와 대통령, 사회제도에 대해 높은 신뢰가 나타났다. 공동체 구성원 사이 신뢰와 연대가 확대되는 경향도 읽을 수 있다”며 이번 재난 상황이 “민주적 시민성이 높아지며 공공의 의미를 확인하게 된 큰 계기”라고 진단했다.
양 사장은 “코로나19로 우리는 공공서비스의 중요성을 재발견하고 있다. 진주의료원 같은 공공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 설명하며 “KBS는 다섯 달째 재난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첫 확진자가 나왔을 때 국가기간방송으로 KBS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직감적으로 판단했다. 코로나19에 대한 과도한 불안을 조장하기보다 유용하고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국민들이 꼭 알아야 할 예방조치 정보를 제공했다”고 자평했다.
양 사장은 “국가적 재난 시기 TV와 같은 전통미디어는 사회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TV를 통해 재난정보를 얻은 사람 중 KBS 시청한 사람이 과반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고, KBS 신뢰도 역시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한 뒤 “(코로나19가) 역설적으로 공영미디어로서 KBS의 존재 이유를 입증해주고 있다. KBS는 방송법이 부여한 공적책무라는 사명과 목적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같은 목적을 구현하기 위해 공적재원의 투입이 더욱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앞서 KBS 경영평가단은 지난달 31일 공개한 ‘2019년 경영평가결과’에서 “수신료 수입 정체와 광고 수입감소로 KBS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낳고 있다”며 “근본적 해결적으로 TV 수신료 현실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8년 기준 KBS 공적재원 비중은 46.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