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원옥 할머니 뭉칫돈 의혹에 정의연 쉼터 소장 명예훼손 중단하라
길원옥 할머니 의혹에 정의연 반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길원옥 할머니 뭉칫돈 횡령 의혹을 연일 도마 위에 올렸다. 정의연이 18일 오후 늦게 입장을 냈으나 이를 반영한 언론은 없었다.
앞서 17~18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의 정부지원금 계좌 인출내역 가운데 뭉칫돈이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길원옥 할머니 양자측 주장과 이를 토대로 수사 중인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것이다.
18일 조선일보는 “송금처 중에는 미디어몽구, 통일뉴스 등 정의연과 관련 있는 매체도 포함돼 있었다”며 “길원옥 할머니 통장에서 외부로 돈이 빠져나간 시기는 할머니가 치매를 앓고 있던 시기와 상당 기간 겹쳤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저와 관련한 모든 일들을 정리하는 것을 정대협 윤미향 대표에게 맡긴다”는 길원옥 할머니 유언 신빙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길원옥 할머니 자녀가 고인이 된 쉼터 관리소장에게 문제제기를 한 사실도 보도했다. 특수관계자들이 이익을 위해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이용한 것 같은 ‘뉘앙스’의 보도다.
19일 문제제기는 이어졌다. 중앙일보는 “할머니 지원금까지? 검찰은 철저하고 신속히 수사해 달라”는 사설을 냈다. 중앙일보는 “이번엔 할머니에게 지급된 돈까지 손을 댔다는 의혹이어서 충격이 더 크다”며 “명백하게 해명하라는 독촉을 받은 손 소장은 사흘 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손 소장의 극단적 선택과 할머니 의혹이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다뤘다.
19일 조선일보는 “법세련, 길원옥 할머니 지원금 횡령의혹 수사의뢰”기사를 내고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가 이 문제를 대검찰청에 수사의뢰한 사실을 보도했다.
정의연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정의연의 입장문은 아침신문에 나오지 않았다. 정의연은 18일 오후 입장을 내고 “‘일부’ 언론은 고인이 되신 쉼터 소장님과 길원옥 인권운동가, 정의기억연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십시오”라고 밝혔다.
정의연은 △의혹을 제기한 길원옥 할머니 양자의 법적 자격 취득 시기는 최근으로 이 기간 할머니가 치매 상태였다면 양자 자격 역시 논란이 있을 것이고 △양자는 오랫동안 정기적으로 길원옥 할머니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고 있었고 △오히려 정의연측이 2019년 한 해 동안만 1545만6000원을 길원옥 할머니 간병비로 지원했고 △길원옥 할머니의 기부금은 공시에서 별도로 표시되지 않았을 뿐 기부금 전체 금액에 포함되어 있으며, 정의연 결산서류에 정확히 반영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의연은 “길원옥 할머니의 가족들에게도 부탁드립니다”라며 “더 이상 길원옥 인권운동가의 명예에 누가 되는 일을 하지 말아 주세요. 그의 삶을 빛나게 하며 그림자처럼 돌봤던 고(故) 손영미 소장님의 삶을 폄훼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했다.
갭투자 투기 판단으로 서민 피해?
정부가 내놓은 617 부동산대책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핵심은 갭투자 관련 규제다. 이번 대책은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이 넘는 주택을 구매한 사람은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고, 받았던 사람이 3억원이 넘는 주택을 살 경우 회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갭투자는 전셋값을 올리고 투기를 조장한다는 판단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갭투자는 전세대출을 받은 다음 실제 주택 거래가와 전세가격의 차액만을 지불해 주택을 사는 방식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적은 투자로 부동산을 구입한 다음 차익을 노려 되파는 갭투자에 투기 논란이 불거졌다. 갭투자는 집값이 오른다는 점을 전제하는데 집값이 떨어져 전세금과 집값의 격차가 미미해지거나 역전될 경우 ‘깡통전세’로 인한 세입자 피해가 이어지기도 한다.
여기서 문제는 갭투자로 인한 투기와 ‘내 집 마련’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는 사실이다.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갭투자를 투기 수요로 판단할 경우 서민 피해가 크다는 점을 부각한 보도가 많았다. 특히 조선일보는 1면에 ‘3040분노’ 기사를 내고 “3040 젊은층을 중심으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며 “무주택자의 내집마련과 1주택자의 갈아타기에도 족쇄가 채워지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동아일보 역시 “전세난 가중과 집없는 서민 피해 막을 보완책 서둘러야” 사설을 내고 “내 집마련의 꿈을 키워온 서민들이 당장 피해를 보게 됐다”며 “전세대출을 받아 전셋집을 늘려가다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첫 집을 사는 건 한국인의 보편적인 내 집 마련 방식”이라고 했다.
반면 한겨레와 경향은 이 같은 우려를 언급하면서도 정부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경향신문은 “이번 조치가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기회를 박탈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라며 “전세대출은 전세자금이 부족한 세입자에게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용도”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전세자금을 주택구입에 활용하는 것 자체가 취지에 맞지 않고 세수가 부적절하게 활용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2019년 기준 전국 자가보유율(61.2%)과 자가점유율(58.0%) 간의 차이는 3.2%포인트에 불과할 정도로 갭투자가 국민 전반의 경향은 아니다”라는 정부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