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수 위원장이 이재용 수사심의위 손 떼면서 내놓은 말
삼성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여부를 심의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양창수 위원장이 16일 이재용 사건 심의에서 빠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28일 개최되는 위원회 현안위원회에서 위원장으로서의 직무 수행을 회피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자신의 불법승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에 대검찰청 산하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부회장이 ‘여론 흔들기’에 나섰다는 우려와 함께 검찰수사심의위원장인 양 위원장의 과거 이력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양 위원장이 대법관 재직 시절인 2009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사건에 무죄 판단을 내린 데다가 지난달 매일경제에 이재용 부회장을 적극 두둔하는 칼럼을 기고하는 등 삼성 편향 인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양 위원장은 ‘위원장 직무 수행 회피 이유’로 “이번 위원회에서 논의되는 사건의 피의자인 최지성(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의 오랜 친구 관계”를 들었다.
양 위원장은 “그(최지성)가 이번 위원회 회부 신청 당사자가 아니라고 해도 이번 위원회에 다뤄질 사건의 공동 피의자 중 한 사람으로서 다른 피의자들과 동일한 소인(범죄사실)을 구성하고 있는 이상, 위와 같은 인적 관계는 회피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2009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에 관여, 지난달 매일경제 칼럼을 통한 이재용 부회장 두둔 논란, 현재 처남이 삼성서울병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는 사실 등 언론이 제기한 문제는 일축했다.
그는 “2009년 이른바 에버랜드 전원합의체 형사사건에의 관여, 올해 5월22일자 매일경제에 게재된 글, 처남의 현재 소속 및 직위 등은 개별적으로는 물론이고 이들을 모두 합하더라도 이번 위원회에서 다룰 사건의 내용과 객관적으로 관련이 없다. 회피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저는 지난 12일 오후 검찰총장이 위 사건으로 위원회를 소집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회피 여부를 검토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그러나 그 결심에 앞서서 위원회에 회부되는 사건의 구체적 내용, 특히 혐의사실에서의 최지성의 위치를 명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주말이 지나고 어제(15일)에서야 현실적으로 가능했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대검찰청 운영지침에 따라 28일 위원회에 참석한 뒤 회피 의사를 위원들에게 밝히고, 위원장 대리 선임 등 향후 진행 절차를 설명한 다음 위원회 자리에서 벗어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