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비판' 필리핀 언론사 대표 유죄판결
필리핀 인터넷 매체 '래플러'의 대표 마리아 레사가 15일
사이버 모욕죄 유죄 판결을 받은 뒤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을 밝혔다. /사진제공=AFP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약물과의 전쟁’ 선포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하며 당국과 대립각을 세워온 필리핀 온라인 매체 ‘래플러’의 대표 마리아 레사가 사이버 모욕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15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날 마닐라 지방법원은 마리아 레사 대표와 레이날도 산토스 주니어 전 기자에게 필리핀의 부호인 윌프레도 켕의 명예를 훼손한 점이 인정된다며 최대 7년 형을 내렸다. 이에 대해 필리핀 기자협회와 외신들은 당국의 조처는 언론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은 2017년 필리핀의 부호인 윌프레도 켕이 언론사 '레플러'에 소송을 걸면서 시작됐다. 2012년 '래플러'는 켕이 부패혐의로 탄핵당한 레나토 코로나 전 필리핀 대법원장에게 차량을 제공했다며 이들의 유착 관계에 대해 다뤘다. 해당 소송은 2018년에 기각됐지만 이후 검찰은 기소의견으로 다시 다뤘고 지난해 2월 레사는 체포됐다.
이에 래플러 측은 명예훼손 고소 기한이 1년인데 해당 보도는 나온 지 5년이나 지났다며,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맞섰다. 또 사측은 해당 보도는 사실의 의거한 것이며 악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필리핀 기자협회와 외신들은 필리핀 사법당국의 결정은 명백한 언론탄압이자 정치보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법원으로부터 보석을 허가받아 불구속 상태로 상급 법원의 재판을 받기로 한 레사 대표는 “이번 판결은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타격을 입혔다”면서 투쟁 의사를 밝혔다.
정권 초기 ‘마약과의 전쟁’ 을 선포했던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사진제공=AFP
'래플러'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선포한 ‘마약과의 전쟁’ 선포로 수많은 사람이 재판도 받지 못한 채 사살되고 있다며 강하게 정권을 비판해온 언론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