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방송 이두영, 이재학 PD 충북대책위 1억 손배소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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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방송 이두영, 이재학 PD 충북대책위 1억 손배소 제기

CJB청주방송 대주주인 이두영 이사회 의장이 ‘청주방송 이재학PD 사망사건 충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허위사실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해배상금 1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책위는 “겉으론 진상조사에 협조한다면서 뒤에선 소송을 준비해 뒤통수를 쳤다”며 “지역사회를 절망케 하는 기만에 싸움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두영 의장은 지난달 28일 대책위 소속 조종현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장과 이수희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위자료 1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청주지법에 제기했다. 지난 2월 청주방송의 이재학 ‘프리랜서’ PD가 사망한 사건에 관해 허위사실을 언론 광고로 냈다며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주장이다. 

이 의장은 유사 광고 게재를 금지하고 이를 어길 시 1건당 1000만원 배상금을 지급하라고도 청구했다. 

▲지난 4월10일 충북대책위가 ▲지난 4월10일 충북대책위가 '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사태' 관련해 옥천신문에 실은 의견광고. 충북리뷰에도 같은 광고가 실렸다 .사진=이재학 PD 대책위원회 SNS

 

광고는 지난 4월10일 지역신문 ‘충청리뷰’와 ‘옥천신문’ 및 지역 인터넷신문 ‘충북인뉴스’에 게재한 대책위 의견 광고다. 청주방송이 ‘14년차’ 이재학 PD를 저임금으로 착취했고 부당하게 해고했으며 이두영 의장이 청주방송을 사유화했다는 비판이 요지다. 이 PD가 법원에서 노동자성을 증명받으려 할 때 청주방송이 진실을 은폐했다고도 지적했다. “대주주 이두영은 진상규명 방해 말고 문제 해결에 나서라”는 문구도 적혔다. 

이두영 의장은 소장에서 모두 허위사실이라 반박했다. 그는 “자신은 방송 경영과 인사에 개입한 적이 없고, 친인척에게 일감을 몰아준 적도 없으며 노동자가 권리를 말하면 탄압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청주방송이 소송 중 위증을 했고 이 PD의 조력자를 회유·협박했다는 이 PD 증언에 대해서도 허위사실이라 주장했다.

이 의장은 “이재학 PD 사망 이후 대표이사 회장에서 사임해 어떤 권한도 행사하고 있지 않다”며 “도덕성, 사회적 지위 등 명예훼손 정도가 매우 크고 사후 정정광고나 삭제만으로 훼손된 명예가 회복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두영 청주방송 전 회장(현 이사회 의장). 사진=노컷뉴스▲이두영 청주방송 전 회장(현 이사회 의장). 사진=노컷뉴스

 

이는 지난 3달간 진행된 진상조사위원회(‘고 이재학PD 사망 사건의 진실규명을 위한 진상조사위원회’) 내용을 전면 부정하는 내용이다. 앞서 진상조사위는 이 PD의 노동자성을 확인했고 진상조사위 조사보고서엔 이 PD가 “억울하다”고 지목한 청주방송 간부들의 회유·위증 등의 조사 결과도 담겼다. 특히 사측 관계자들은 유족 등과의 협의 중 “이두영이 (회사 입장을) 지시했다”고 수차례 밝힌 적 있고 이두영 의장은 지난 3월 전체 직원들 앞에서 “우리가 뭘 잘못했느냐. 내부고발자는 반드시 색출한다”고 말한 바 있다. 

소송 접수 시점도 청주방송이 진상조사 결과를 확인한 후다. 조사 결과 보고서는 5월 초 정리됐고 진상조사위는 이를 기초로 지난 한 달 동안의 마무리 회의를 진행해 지난 1일 논의를 끝냈다. 청주방송 측 위원들은 이 회의 도중 보고서 공개를 반대하다가 전원 퇴장했다. 이두영 의장은 이보다 3일 전 진상조사 내용을 전면 부정하는 소장을 접수했던 것.  

이 때문에 대책위는 ‘진상조사 결과가 나오자 한 달 반 전에 게재된 광고로 뒤늦게 물타기 소송을 제기했다’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앞에선 진상조사위와 유족과 논의해놓고 뒤에선 소송을 준비했다는 점에서 보면 지금까지 청주방송이 보인 태도는 거짓이고 기만”이라는 평가다.  

조종현 충북본부장은 “진상조사위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을 때인 3월20일 이두영 의장을 직접 만났다. 협조하셔야 한다고 말했고 대화는 잘 끝났다. 이후 이두영 의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났고 사태 해결 전권을 이성덕 사장에게 준다고 했다. 알고 봤더니 이런 모략을 꾸미고 있었다. 황당하고 기만적”이라고 비판했다.  

조 본부장은 “이 의장이 여전히 방송사를 사유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드러낸 것과 같다. 민주노총 및 충북대책위 전체와 싸우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책위는 이 의장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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