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1면 채운 서민 신음 추석 물가 빚투
아래는 17일자 전국단위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들이다.
경향신문: ‘중대재해법’ 외면... ‘직무유기’ 국회만 모른다
국민일보: 코로나가 삼킨 경제 ‘빚투’ ‘영끌’이 떠받쳤다
동아일보: 대법원 “與의 사법행정위 법안 반대”
서울신문: 근근이 버티던 기업도 한계 고용지원금 신청 8배 늘었다
세계일보: ‘야스쿠니파’로 채운 日 내각...극우 본색
조선일보: 국민 가슴에 상처주는 사람들
중앙일보: 다주택자는 투기세력, 정부의 인식
한겨레: 살처분 가축 수천톤 전국 곳곳 되묻었다
한국일보: 2배 넘게 오른 무∙배추...코로나 추석 우울한데 차례상 비용도 껑충
코로나19로 중소∙영세사업자, 농업인 울상... ‘자산 버블’ 우려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경제 곳곳에서 신음이 들리고 있다. 중소∙영세사업자들은 고용유지지원금 등의 지원 특례를 연장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1면에서 최근 2주 사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사업장이 8배 급증했고, 대부분 PC방 등 영세 사업장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사업장은 8만187곳으로 지난해(1514) 대비 50배 이상이다. 서울신문은 “문제는 고용유지지원금으로 간신히 버티는 기업들이 한계에 이르러 직원을 내보내면 대량실업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은 최대 180일(6개월)인데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이를 다 채운 기업들이 점차 늘고 있다”며 고용유지지원금 특례 지원 기간 등의 연장이 필요하다는 업계 요구를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에 긴 장마와 태풍이 겹치면서 추석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보다 10% 올랐다. 한국일보 1면 기사(2배 넘게 오른 무∙배추...코로나 추석 우울한데 차례상 비용도 껑충)는 “16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차례상에 오르는 품목 36개를 조사한 결과 6, 7인 기준 상을 차리는 데 21만3,428원이 들 것으로 예측했다”며 “조사 시점에 제대로 가격 반영이 안 된 사과와 배의 가격은 본격적인 출하가 이뤄지는 산지에선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만큼, 실제 차례상 비용은 서울시가 공개한 비용보다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문제는 이것이 농촌에 호재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태풍, 장마로 농작물의 생산량과 상품성이 떨어지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기 어려워 높아진 인건비 등이 단가를 올리고 있다. 농협 강원지역본부 농촌지원단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비축물량 방출 등 정부의 수급 안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빚투(빚 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집 구매)이 한국 경제를 받쳐주고 있다는 방향의 기사(코로나가 삼킨 경제 ‘빚투’ ‘영끌’이 떠받쳤다)를 1면에 게재했다. 국가통계 포털 ‘코시스’에서 서비스업 업종별 생산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근거로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 2월부터 숙박, 음식, 자영업 생산이 곤두박질친 반면 금융, 보험, 부동산 업종 생산이 급증했다는 내용이다. 국민일보는 “이런 경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정부의 잇단 대책에 따른 부동산 거래가 늘기 시작한 2분기를 지나며 더욱 두드러졌다. 금융·보험업 생산 증가율의 경우 4월 9.2%에서 7월 14.8%로 늘었고 부동산업 생산 역시 같은 기간 9.8%에서 12.1%로 증가했다. ‘동학개미운동’과 ‘부동산 패닉 바잉’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시점”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 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했다.
‘추미애 장관 아들의혹’ 수사 속도내는 검찰...계속되는 폭로전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서아무개씨의 군복무 시절 특혜 휴가 의혹과 관련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이 이달 말 추석 연휴 전에 사건을 마무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면서 추 장관이 조사를 받을지 관심이 높다. 한겨레와 경향은 검찰의 수사 진행 상황을 전했다. 한겨레 5면 기사(검찰, 추미애 아들 ‘병가 증빙서류’ 제출 확인...처리경위 조사)는 검찰이 서씨가 2017년 6월 2차 병가 처리에 필요한 증빙 서류를 부대에 전자우편으로 전송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병가 서류가 부대 안에서 발견되지 않는 경위를 파악 중인 것으로도 전해진다. 검찰은 또 추 장관 쪽의 민원 전화가 있었다고 의심되는 2017년 6월 서씨의 1∙2차 병가 연장 시기의 전체기록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서씨가 3차 휴가를 신청한 시점과 이것이 승인된 시점도 관건이다. 경향신문 2면 기사(미복귀 상황에서 휴가 연장, ‘군무이탈죄’ 해당 여부가 쟁점)는 “(검찰은) 서씨가 2017년 6월23일 휴가 신청을 했다는 정황을 확보하고 25일에야 휴가 승인이 이뤄진 과정을 수사하고 있다. 서씨가 받는 군형법상 군무이탈죄 혐의는 부대나 직무에서 이탈한 행위가 먼저 규명돼야 한다”며 “서씨는 2차 병가 종료일인 23일 오후 9시까지 부대 복귀 없이 이후 나흘의 연가(24~27일)를 이어서 썼다. 군무이탈 의혹은 이 기간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서씨가 23일 오후 9시 전에 휴가 연장 신청을 했고 승인도 이때 이뤄졌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신청이나 승인이 휴가 종료 후에 이뤄졌다면 군무를 이탈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 1면 기사(“秋 아들 병가서류 냈다면, 부대 PC에 반드시 있다”)는 서씨가 병가를 다녀온 뒤 진단서 등 필수서류를 제대로 제출했다면 해당 서류가 부대 컴퓨터(PC)에 보관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밝혔다. 서씨와 같은 부대 행정병이었던 A씨 인터뷰를 통해서다. A씨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2017년 당시 인사과 PC엔 2013년 휴가자가 제출한 병가 관련 서류 기록도 남아 있었다”며 “이번 사태를 보면서 검찰이 왜 미2사단 지역대 PC는 조사하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연일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6일에는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서씨 휴가 연장과 관련해 어떤 여성이 부대에 문의를 했고, 이름은 추 장관 남편의 것으로 기재돼있다고 밝혔다. 서씨 측 변호인은 이에 “추 장관이 직접 전화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부추기는 악의적 주장”이라 맞섰다. 김도읍∙유상범∙전주혜 의원은 부대일지, 면담∙복무 기록상 휴가 일수와 기간이 모두 다르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추 장관과 관련한 여권 인사들의 옹호 발언들을 비판했다. 4면 기사(秋아들 위해 안중근까지...막가는 與)에서는 16일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서씨가 군복무를 정상적으로 했다고 강조하면서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논란 끝에 해당 부분을 사과한 사례를 지적했다. 이 밖에 김태년 원내대표, 홍영표 의원, 설훈 의원, 윤건영 의원 등 민주당 현역들의 발언을 ‘추미애 법무장관 의혹 감싸는 민주당 의원 말말말’로 정리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이날 1면에 “국민 가슴에 상처주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을 걸었다. “추 장관은 아들 서모씨의 군 복무 특혜 의혹에 휘말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추 장관과 함께 20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했다. 김 장관은 시중에서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는데도 ‘정부 정책으로 부동산 상승세가 멈췄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성금 유용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윤미향 의원은 이날 당에서 당원권 정지 조치를 당했다”는 설명이 붙었다.
‘삼성합병’ 주역이 ‘삼성법안’ 담당 국회의원으로...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뒷전에
삼성물산 사외이사 출신의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삼성 지배구조 관련 법안을 심사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위에서 활동하게 돼 논란이다.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삼성물산∙제일모직 불공정 합병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다. ‘이해충돌’ 비판이 나온다. 한겨레는 1면 기사(삼성합병 공신’ 사외이사였던 윤창현 의원 삼성생명법 칼자루 쥔 정무위서 활동 논란)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인 윤창현 의원은 2012년 3월부터 삼성물산 사외이사로 선임돼 총선 직전인 지난 3월까지 8년 동안 재직했다. 한국금융연구원장을 지낸 윤 의원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전면에 나서 적극적 역할을 해 언론 등에서 ‘합병 공신’으로 불리기도 했다”며 “검찰은 이 부회장을 기소하며 공소장에 윤 의원이 포함된 삼성물산 이사회 문제를 짚기도 했다. 이사회가 아무런 경영상 판단 없이 미래전략실의 ‘지시’대로 불과 1시간 만에 합병계약 안건을 승인했다고 지적했다”고 했다.
노동자 생명∙안전 문제를 연일 조명하고 있는 경향신문은 1면(‘중대재해법’ 외면... ‘직무유기’ 국회만 모른다)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외면하고 있는 정치권을 비판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안전관리 소홀로 노동자가 죽거나 다치는 경우 경영책임자와 기업의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 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회국민동의청원에 약 9만명이 동의했다. 정의당이 법안 논의를 주도하려 하고 있으나 법안 처리는 불투명하다. 경향신문은 “국민의힘 내부에선 ‘기업 경영 위축’을 이유로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다. 민주당도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우선순위에 올리는 데 소극적”이라며 “여론은 10년에 걸쳐 노동자의 생명권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치는 소극적으로 일관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부동산 관련법을 강행하던 때와 달라진 여당 태도를 두고 ‘선택적 합의’라는 말도 나온다. 여야의 ‘직무유기’가 길어지는 동안 김용균씨가 사망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또다시 안전규정 위반으로 한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