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도 단역배우 자매 사건 가해 연루자 퇴출
내년 방영 예정인 tvN 드라마 ‘빈센조’의 보조출연 반장으로 일하던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의 가해 연루자가 최근 제작 현장에서 퇴출됐다.
‘빈센조’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 관계자는 10일 보조출연 담당 스태프였던 A씨에 대해 “제작사가 A씨의 사건 연루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다. 이후 문제를 인지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문제 소지가 여전히 있다고 판단해 최근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 연루자 12명 중 1명인 A씨는 드라마 제작 초기 보조출연 책임 스태프로 제작사와 계약해 대본, 스태프 명단 등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A씨 연루 사실이 제작 현장에 퍼져 논란이 일자 제작사 측이 뒤늦게 사실 확인에 돌입한 것. A씨는 사건이 일어난 2004년 이후에도 한 보조출연 업체의 프리랜서 반장으로 꾸준히 일해왔다.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은 2004년 보조출연 관리자 등 12명이 한 보조출연자 여성을 집단 성추행·성폭행한 사건이다. 피해자 고(故) 양소라씨는 이후 이들을 고소했으나 사건을 조사한 경찰로부터 2차 가해를 당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다 2006년 고소를 취하했다.
이후 양씨는 2009년 8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양씨에게 보조출연 일자리를 권했던 동생도 6일 후 숨졌다.
이와 관련해 최근 방송사, OTT 플랫폼 등은 사건 연루자들을 연이어 업무에서 배제해왔다. MBC플러스, SBS는 지난 8월 방영 중인 자사 드라마의 보조출연 반장으로 일하는 연루자들과 계약을 해지하고, 향후 드라마 제작에서 이들을 배제하겠다 밝혔다. OTT 플랫폼 넷플릭스도 지난 4일 CBS노컷뉴스에 같은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 어머니인 장연록씨는 지난 11년간 가해자 업무 배제를 주장해왔다. 2018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사건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는 장씨는 유튜브를 통해 가해자들을 고용한 방송사·제작사도 고발하고 있다. MBC플러스, SBS, 넷플릭스 등 계약해지도 모두 장씨의 문제제기 후 이뤄졌다.
진재연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사무국장은 “가해자들을 현장에서 일하지 않도록 하는 건 11년 동안 사건을 외면했던 방송사·제작사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인데 tvN에서 같은 일이 반복돼서 유감이다”라며 “제작사는 계약해지뿐 아니라 재발도 방지해야 한다. 방송 제작 현장의 성희롱 및 성폭력 예방 가이드라인을 개선하고 실효성을 담보할 방안, 재발방지책과 매뉴얼 등을 공문으로 공식 질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