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文대통령 만나 여야정 상설협의체 재개하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원내교섭단체 연설에서 강조한 ‘우분투’ 등 협치 언급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은 “논평이 아니라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낙연 대표는 “국난에 국민이 신음하고 있어 협치를 강조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오전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청 간담회에서 이 대표에 이같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당 새 지도부에 “국민들도 앞으로 우리 당이 좀 더 겸손한 자세로 국민들 뜻을 잘 받들면서 국난극복에 앞장서는 그런 당이 되리라는 기대를 훨씬 높이 가지게 될 것”이라며 “저 역시 아주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덕담했다.
문 대통령 코로나 위기와 경제 위기를 들어 “국민들 삶에 있어서도 아주 엄중한 그런 상황어서 어느 때보다 협치가 중요하게 되었다”며 “여야 간 협치, 여야정 간의 합의, 정부와 국회 간의 협치 등이 지금처럼 국민들이 절실히 바라는 그런 시기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낙연 대표의 협치 언급과 관련해 “이 대표가 국회 대표연설에서 ‘우분투’라는 키워드로 정말 진정성 있게 협치를 호소하고 제안한 것에 국민들이 아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야당도 호응을 하는 그런 논평이 나왔었는데 야당 호응 논평이 일시적인 논평에 그치지 않고 그것이 정말 실천으로 이어져 여야 간의 협치가 복원되는 그런 계기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여야 합의로 가족돌봄휴가 연장법을 의결한 것을 들어 “그 모습을 보면서 정말 기뻤다”며 “비대면 수업이 계속 연장돼 많은 국민들이 아이들 돌봄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됐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은 “국회가 아주 시급하게 한마음으로 해결책을 제시했다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고, 이 대표가 제안한 정책 협치의 아주 좋은 모델이었다”며 “이를 계기로 협치가 더욱 발전하고, 그 주역이 여당이기를 바라며 촉매 역할도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당청, 당정 관계가 좋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지금 당정 간 관계는 거의 환상적이라고 할 만큼 저는 아주 좋은 관계라고 생각한다”며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난극복 대책을 함께 마련해 왔고, 내일 비상경제회의에서 확정될 4차 추경안, 긴급재난 지원방안의 마련, 한국판 뉴딜 정책 마련까지 당정이 아주 긴밀히 협의해 최선의 방안을 찾아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도 국난극복에 있어 문재인 정부가 바로 민주당 정부라는 하나가 되는 마음으로 임하면 국민들에 큰 희망이 되고 또 국난극복의 지름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협치를 강조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조금 이례적일만큼 협치를 강조한 제일 큰 이유는 국민들이 워낙 상처받고 있기 때문에 정치권부터 협치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국민들께 위로가 될 것 같다는 판단이었다”며 “국난 앞에서 국민들이 신음하고 계시는데 정치권이 이 시기에라도 연대와 협력의 모범을 보이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제가 강조한 것은 국민과 여야 모두에 이익되는 윈-윈-윈 정치를 한번 해보자 하는 것이었고, 정책 협치는 구체적으로 4·15 총선 공약 중 여야 각 당의 정강정책과 공통된 것부터 빨리 시작하자는 그런 내용이었다”며 “정무적으로는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재개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문 대통령이 이미 하고 있으나 여야 대표 간 회동 또는 일대일 회담이어도 좋으니 추진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10일 국회의장 주최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포함해 세 사람의 점심 약속을 소개하면서 “당장 큰 성과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분위기라도 잡아가면서 원칙적인 합의라도 할까 하고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정관계가 환상적 관계라는 문 대통령의 평가를 두고 “당정청은 운명공동체이고, 당은 그 축의 하나”라며 “그 책임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난극복을 위해 정기 국회에서 당이 할 일을 두고 “우선 코로나를 빨리 극복하고, 둘째 민생 안정, 경제 위축 완화, 그러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공수처를 포함한 개혁입법을 완수하는 것은 이번 회기 내에 꼭 해야 한다”며 “미래 준비는 한국판 뉴딜이 중심이고, 사회 안전망의 확충이나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이번에 보강해야 되겠다 하는 생각”이라고 제시했다. 균형발전을 위한 정치적 합의와 입법도 이번 회기 내에 서두를까 생각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