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중단했지만 불과 석 달 전만 해도 출근길 문답 지속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바 있다. 심지어 당시 발언을 뜯어보니 출근길 문답 중단은 기자들이 원치 않을 때 중단할 수 있다는 식으로도 말했다.

지난 8월17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뉴시스 박미영 기자가 “대통령님께서는 역대 대통령께서 하지 않은 도어스테핑을 지금 하고 계시는데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취지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답변 논란이나 태도 때문에 조금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심경이 어떠셨고, 앞으로도 계속하실 생각인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활짝 웃으면서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계속하겠다”고 단언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여러분께서 하지 말라고 하면 할 수 없겠지만”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출근길 문답 지속 의지 이유를 두고 윤 대통령은 “저는 자유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예를 들어 대통령 중심제 국가라면 대통령직 수행 과정이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드러나고 국민들로부터 날 선 비판, 다양한 지적을 받아야 한다”며 “그래서 제가 용산으로 왔고, 춘추관이라는 별도의 건물이 있던 과거와 달리 저와 참모들이 함께 근무하는 이곳 1층에 기자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 대통령에 대한 날 선 비판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특히 “저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도어스테핑 때문에 지지가 떨어진다고 당장 그만두라는 분들이 많이 계셨다"면서도 “그거는 제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가장 중요한 이유”라며 출근길 문답이 용산 대통령실 이전에 핵심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께 제 만들어진 모습이 아니라 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비판을 받는 그런 새로운 대통령 문화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미흡한 게 있어도 계속되는 과정에서 국민들께서 이해하시고 미흡한 점들이 개선돼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기자들의 비판적인 질문도 있는 가감 없이 받고 답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지만, 불과 3개월여 만에 윤 대통령은 가장 큰 약속을 지키지 못한 셈이 됐다.

윤 대통령은 끝으로 기자들에게 “여러분께서 많이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마무리했다.

출근길 문답 지속에 관해 호쾌하게 단언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때 모습은 영상으로 더 생생하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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