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언론계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 스테핑’(door-stepping:공개장소에서의 약식 회견)에 “이런 방식의 백브리핑에 언론이 활용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것 아니냐며 기자 간담회를 자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공영방송 독립을 위한 제도 개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15일 오전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 도어스태핑에 (좋은) 평가가 많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도 회의후 직접 백브리핑을 하는 반면, 민주당은 대변인이나 원내대변인이 백브리핑을 해왔는데, 비대위원장이 직접 백브리핑을 하는 것은 어떠냐’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솔직히 복도를 걸어가거나 이동하다가 갑자기 마이크를 들이대거나 질문이 들어오는 방식의 백브리핑이 건강한건가. 저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며 “오히려 언론인들의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지 기자와 수시로 대화하고, 여러 생각을 보고하는 방식이 옳겠다고 말해왔고, 과거 원내대표 때도 정례 기자 간담회를 했고, 관심사가 (생겨) 집중적으로 전화가 오면 아예 다 모여서 공개적으로 하는 패턴을 좋아 한다”고 답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도어 스테핑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출근하다 퇴근하다 맞닥드릴 때 대화를 간헐적으로 던지는 방식의 백브리핑이 과연 그분의 의도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방식인지에 대해서는 오히려 좀 회의적”이라며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서도 언론이 그런(자주 기자회견 안한다는) 비판을 한 것처럼 자주 기자간담회를 갖고, 본인의 생각과 구상을 소상하게 설명하는 기회를 자주 갖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만 하고 가는 방식의 백브리핑이 진정성이 있는가”라며 “오히려 저런 방식의 백브리핑에 언론이 활용되고 있다는 의구심이 강하다”고 되레 비판했다. 그는 “불리한 주제는 말씀 안 하지 않느냐”며 “그런 것은 솔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우 비대위원장은 “언론과의 만남의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하는 문제 의식을 갖고 있고, 우리 당은 가능한 한 여러분이 요청하면 늘 전화도 드리고 공식적인 기자 간담회를 통해 한꺼번에 여러분의 관심을 해결해 드리려고 한다”며 “일요일엔 보통 정기 기자 간담회를 할 생각이고, 필요하면 주중에도 시간될 때…공통 관심사가 있을 때는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말씀 드리겠다고 약속드리겠다”고 답했다.

‘공영방송 운영위원회’ ‘특별 다수제’ 등 방송 독립성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 당론에 노조와 시민 단체가 방송을 장악하는 법안이라는 보수 언론의 반대에 어떤 의견이냐는 이어진 질의에 우 비대위원장은 “방송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되고 공영성 공정성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고, 지배 구조 개선도 그의 연장선상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그 문제에 대해서 열의를 갖고 추진하지 않았다”며 “정권이 방송에 전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는 의지는 지켰으나 제도 개선으로 약속한 부분을 지키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자 폭탄과 팬덤 정치 해소 방안이 무엇인지, 이를 직접 주도하는 사람은 누구라고 보느냐’는 질의에는 “당원들이 문자를 통해 의원들에게 자신의 견해를 전달하는 직접 민주주의의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이재명 의원이 호소한 것처럼 이 과정이 욕설이나 분열적 언어, 증오의 언어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달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지난 12일 기자 간담회에서 한 ‘수박 발언’과 관련해 “수박 발언을 했더니 저한테 문자로 수박이 100통은 배달이 됐다”며 “그럴 수 있다. 주요 당직자나 국회의원들은 이런 것 쓰지 말라는 것이지, 평 당원에까지 강요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용어를 썼던 평 당원들이 불편하셨던 모양”이라고 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이 용어에는 수박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동안 있었던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한 글자 짜리 단어도 있는데, 다 해당된다”며 “평 당원도 가능하면 너무 격렬한 증오의 언어를 쓰지 않고 건강한 토론을 했으면 좋겠다는 부탁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원들의 건강한 의사 표현을 어떻게 수렴해서 당의 에너지로 만들 지의 고민은 계속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팬덤 정치 안에 갇혀있으면 전체 국민의 의사를 수렴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팬덤 정치도 팬덤 정치대로 건강하게 문화를 개선하도록 하고, 거기에만 갇혀있지 않고, 전체 국민들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할 것이냐의 문제도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초선 재선 의원들의 대선 지방 선거 평가가 이뤄지는데, 비대위나 워크숍에서도 평가를 다루느냐는 이은지 문화일보 기자 질의에 우 비대위원장은 “위로부터 평가를 하면 갈등이 생기지만 아래로부터 하면 갈등이 생길 이유가 없다”며 “나는 ‘아래로부터 평가를 계속하라’, ‘이왕이면 공개적으로 하라’고 하고 있고, 그런 평가가 계속 분출되면 취합해서 합리적이고 올바른 내용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급 단위에서 다양한 평가를 진행하는 것은 긍정적이며 더 했으면 좋겠고, 한 번으로 끝날 이유가 없다”며 “이번 워크숍은 이런 분출을 위해 정책 워크숍이 아닌 정치 워크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워크숍은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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