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상납과 증거인멸 여부에 관한 논의가 실제로 이뤄질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당 윤리위에서 진상을 어디까지 조사할 수 있을지, 이 문제로 과연 당 대표를 현실적으로 징계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동아일보는 6일 오후 온라인 기사 ‘“이준석 우크라行, 자기정치면 문제” “기차는 간다”…與 당권갈등 수면위로’에서 “국민의힘 당 윤리위는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대표의 성상납 징계 건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하면서 윤리위 관계자가 “성 상납이나 증거인멸교사 의혹보다는 이 대표가 당 대표로서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데 대해 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썼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리위원회의 이준석 대표 징계 문제 전망을 묻자 “예단하기 쉽지 않은데 수사 결과가 나오고 난 다음에 윤리위원회가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24일 예정된 윤리위에서 결론이 안날 가능성도 있느냐’는 질의에 하 의원은 “저는 결론 내기가 어렵다”며 “그리고 지금 수사에 들어갔다고 하기 때문에 수사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윤리위원회가 압수수색이나 심층조사를 할 수가 없다”며 “기존에 언론에 나온 것 정도이고, 서로 입장이 상반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가 내년 6월까지로 예정된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묻자 하 의원은 “확고하다”고 답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성상납 윤리위 징계 가능성에 관한 질의에 “그 얘기는 만들어진 얘기라고 본다”며 “성상납 문제가 나오고 있고 그렇게 나왔던 걸로 하는데, 중요한 것은 지금 조사 결과도 없다”고 반박했다. 성 위의장은 “어떠한 결과가 있어서 그걸 근거로 징계를 하겠다고 하는 건가. 피해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증거도 없는데 국민들과 당원들에 의해서 뽑힌 그러한 대표를 어떤 명분으로 무슨 근거를 가지고 징계를 하겠다고 하는 것인지. 있을 수가 없는 얘기”라고 밝혔다. 성 위의장은 이 대표가 윤리위에 회부된 것은 맞는다면서 “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게 연기된 걸로 안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3일 국회에 출근해 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3일 국회에 출근해 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대표는 이번 윤리위 논의 내용이 성상납 의혹 자체가 아니라 증거인멸 여부라 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우크라이나로 출국하기 전인 지난 4일자 동아일보와 인터뷰(4면 머리기사 ‘[단독]이준석 “내년 6월 임기 당연히 채운다… 머릿속엔 내년 재선거뿐”’)에서 ‘(대표직 조기 사퇴나 유학설이) 성 상납 의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징계 절차에서 비롯된 억측이 아니냐’는 질에 “내가 김철근 정무실장에게 증거인멸 교사를 했다고 하는데 나는 교사나 지시를 한 게 아무것도 없다”며 “흠집 내기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윤리위에서) 나에 대한 성 상납 비리를 다룬다고 하는데, 윤리위 보도자료에는 그걸 다루지도 않는 것으로 나온다”고 전했다.

이준석 대표는 하루 전날인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리(위)라는 것도 잘 들여다 보면 선거 문제도 아니고 제가 무슨 증거인멸 교사를 했다는 것인데 애초에 그게 성립을 할 수가 없다는 게 곧 드러날 것”이라며 “곧 경찰 조사한다는데, 아직까지 경찰이 어떤 것도 연락이 온 게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철근 정무실장만 증거인멸교사니 하는 부분으로 조사를 한번 받았다”며 “김철근 실장이 잘못한 게 먼저 있어야 하는데, 그 단계부터 전혀 진행이 안 되고 있고 윤리위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게 윤리위를 통해 결론이 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실제 성상납 의혹이 있었는지도 논란이다.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해 12월27일 유튜브 방송에서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구속수감 중)가 지난 2013년 8월15일 새누리당 이준석 위원에게 130만원 상당의 숙소 및 접대(성접대)를 했다는 검찰 기록이 있다고 방송했다. 그해 8월23일엔 ‘배움을 나누는 사람(이준석 대표)’에게 900만원 어치 화장품 선물을 제공했다고 기록에 나온다고 이 연구소는 방송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그날 저녁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와 관계가 없는 사기사건에 대한 피의자 진술을 바탕으로 저에 대해 공격한 것”이라며 “아이카이스트에 대한 수사중에 저에 대한 문제가 발견되었다면 그 당시에 수사가 들어갔을 사안이지만 저는 단 한번도 수사를 받은 적도, 어떠한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1000여쪽에 달한다는 아이카이스트 수사기록중에 발췌없이 제가 언급된 내용을 모두 공개하라”며 “자료 전부 공개하지 않을 시에는 법적인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2월27일 가로세로연구소의 본인 성상납 의혹 방송 후 페이스북에 밝힌 입장이다. 사진=이준석 페이스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2월27일 가로세로연구소의 본인 성상납 의혹 방송 후 페이스북에 밝힌 입장이다. 사진=이준석 페이스북

 

이 대표는 이튿날인 12월28일에도 “검찰기록에 저는 언급된 일 자체가 없다는데 검찰기록의 어디를 보고 방송을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면서 대전뉴스의 보도내용을 인용했다. 이 대표가 링크한 대전뉴스는 12월28일자 기사 ‘“김성진이 언급한 정치인 없었다”’에서 법무부 고위간부 출신의 당시 대전지검 차장검사는 28일 오전 “당시 수사팀의 보고는 김성진이 술 먹으러 서울에 있는 룸살롱 등으로 술 먹으러 다녔는데 구체적으로 누구를 만났는지는 안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검사는 자신이 있을 때엔 그런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고 대전뉴스는 전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 기간 동안 여러차례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 진상을 밝히라고 촉구해 왔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이 있었다는 것이냐, 없었다는 것이냐”며 “도대체 성비위에 대한 국민의힘의 입장은 무엇이냐”고 따졌다. 오 대변인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의혹과 증거인멸교사에 대한 의혹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해 합당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현재 우크라이나로 출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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