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계열사 중앙일보S 소속 매체 기자들이 주축이 돼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이번 노조 설립은 중앙그룹이 중앙일보S의 이코노미스트와 일간스포츠를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그룹 BHC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뤄졌다.

29일 노동계에 따르면, 중앙일보S 소속 매체 기자들은 전날 서울 중구청에 노조 설립 신청서를 제출했다. 중앙일보S는 이코노미스트, 일간스포츠, 월간중앙, 중앙선데이 등을 발행하는 중앙그룹 계열사다. 지분은 중앙일보가 100% 갖고 있다.

▲중앙그룹 계열사 중앙일보S 로고. 사진=중앙일보S 홈페이지 갈무리
▲중앙그룹 계열사 중앙일보S 로고. 사진=중앙일보S 홈페이지 갈무리

중앙일보와 JTBC는 통합노조를 꾸리고 있지만 그동안 중앙일보S에는 노조가 없었다. 중앙일보S 노조는 이코노미스트와 일간스포츠 매각을 저지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코노미스트와 일간스포츠 매각 소식은 지난 21일 알려졌다. 이후 사측과 소속 기자들 간 설명회도 진행됐지만 반발 기류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소속 구성원들조차 이른바 ‘지라시’를 통해 매각 소식을 접하게 된 것에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앙그룹 측은 이와 관련해 “구성원들에게 알리려고 하는 과정에서 외부로 유출돼 곤란한 상황”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노조위원장은 이병희 이코노미스트 기자가 맡는다. 노조는 이 위원장을 주축으로 간부를 선출하는 등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와 일간스포츠 기자들은 통합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며 공동 행동에도 돌입했다.

노조는 우선 이번 매각 사태와 관련한 업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와 이상렬 중앙일보S 부문대표의 매각 과정에 대한 설명과 사과 △이코노미스트·일간스포츠 매각 과정 공개 및 보상·처우개선 △BHC의 이코노미스트·일간스포츠 운영에 관한 청사진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코노미스트와 일간스포츠 로고. 사진=이코노미스트·일간스포츠 홈페이지
▲이코노미스트와 일간스포츠 로고. 사진=이코노미스트·일간스포츠 홈페이지

아직은 매각 사태 중심으로 노조 업무가 돌아가고 있지만 향후에는 이코노미스트와 일간스포츠 소속이 아닌 다른 매체 구성원들과 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가입 여부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중앙일보·JTBC 통합노조는 언론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다.

노조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지금은 매각 사태에 집중하지만 중앙일보S에 첫 노조가 탄생한 만큼 향후에는 이코노미스트와 일간스포츠 이외의 구성원들과도 힘을 합치는 내용이 논의될 것”이라며 “언론노조 가입 여부와 관련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측은 이날 재차 설명회에 나서며 중앙일보S 소속 구성원들의 반발을 잠재운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