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익명의 주장을 근거 없이 받아 써 피해를 확산시킨 언론사 13곳이 대거 ‘주의’를 받았다. 인터넷신문위원회는 “최소한의 사실 확인과정도 없이 그대로 옮겨쓴 것은 조회수만을 노린 잘못된 보도 관행”이라며 언론에 ‘시급한 개선’을 촉구했다.

인터넷 신문사의 기사를 심의하는 자율규제기구인 인터넷신문위원회 기사심의분과위원회는  3월 심의를 통해 1988년생 3인조 걸그룹 멤버가 불륜을 벌였다는 익명의 폭로글을 전한 보도 13건에 일괄 ‘주의’를 결정했다. 이들 기사는 익명의 커뮤니티 내용을 전했을 뿐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취재를 하지 않았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 사진=Gettyimagesbank
▲ 사진=Gettyimagesbank

관련 기사 제목은 다음과 같다.

‘“3인조, 걸그룹 88년생...” 여자 연예인, 불륜+낙태 스캔들 확산’(위키트리)
‘“불륜 후 낙태비 요구” 상간녀 지목된 88년생 걸그룹 A씨’(이데일리)
‘“88년생 걸그룹 멤버, 불륜+낙태... 네티즌 폭로 일파만파”(조이뉴스24)
‘[속보]88년생 3인조 걸그룹 멤버 정체 누구 ’불륜 낙태 의혹 제기’’(국제뉴스)
‘“88년생 3인조 걸그룹 멤버=상간녀 낙태” 폭로글에 네티즌 관심↑’(뉴스엔)
‘88년생 3인조 걸그룹멤버, 유부남과 불륜으로 임신까지’(CBC뉴스)
‘3인조 걸그룹 출신 A씨 누구? 불륜+임신+낙태비 요구까지 충격 폭로’(경기연합뉴스)
‘88년생 3인조 걸그룹, 누구길래?...‘네티즌 수사대 출동’(데일리한국)
‘88년생 3인조 걸그룹 멤버, 상간녀로 지목 ‘불륜-임신-낙태비 요구 폭로’’(브레이크뉴스)
‘88년생 3인조 걸그룹A씨, 불륜 폭로... 임신 중절 비용까지 요구’(스타뉴스)
‘상간·낙태 의혹 3인조 걸그룹 멤버…네티즌 궁금증↑’(한스경제)
‘88년생 3인조 걸그룹 멤버 A씨 대체 누구길래...불륜에 임신 낙태까지 충격적’(매일안전신문)
‘“낙태비 요구, 안 주면 낳겠다고”... 88년생 3인조 걸그룹 B씨, 불륜 낙태 폭로 등장’(톱스타뉴스)

인터넷신문위원회 기사심의분과위는 “온라인 커뮤니티상의 일방적인 주장은 진위를 알 수 없는 소문에 불과하다. 따라서 언론은 확인 작업을 거쳐 보도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결국 가비앤제이의 제니와 서린이 3인조 여성그룹 1988년생 멤버라는 이유로 상간녀로 지목되며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 위키트리 기사 갈무리. 커뮤니티를 인용해 루머를 확산시킨 이후, 네티즌에 의해 지목된 연예인들이 반발하자 이를 또 다시 기사화했다.
▲ 위키트리 기사 갈무리. 커뮤니티를 인용해 루머를 확산시킨 이후, 네티즌에 의해 지목된 연예인들이 반발하자 이를 또 다시 기사화했다.

인터넷신문위원회 기사심의분과위는 “공익과도 전혀 관계 없는 이런 익명의 주장을 최소한의 사실확인 과정도 없이 그대로 옮겨쓴 것은 조회수만을 노린 잘못된 보도 관행”이라며 “언론의 공신력을 크게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급히 개선돼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인터넷신문위원회는 ‘언론의 책임’, ‘정확성과 신뢰성 확보’ 등 조항을 적용했다.

인터넷신문위 기사심의분과위는 위키트리의 ‘“진짜 심각하다...” 결혼한 박신혜 안타까운 상황 전해졌다’ 기사에도 ‘주의’를 결정했다.

기사 제목만 보면 파혼 등 ‘결혼’과 관련한 문제가 예상되지만 정작 기사는 박신혜씨가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다. 인터넷신문위 기사심의분과위는 “이는 기사 내용과 전혀 무관한 것이며 이용자들의 클릭을 유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작성한 과장되고 잘못된 제목”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신문위원회는 인터넷신문 가운데 자율규제 서약서를 대상으로 자율규제 심의를 한다. 언론 기사 자율심의 기구로는 신문윤리위원회, 인터넷신문위원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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