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필리핀 수감 중에도 텔레그램으로 국내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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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필리핀 수감 중에도 텔레그램으로 국내 유통”

필사모매니저 0 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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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징역 60년형을 받고 수감 중인 ‘마약왕’ 박왕열(45)씨가 감옥에서 여전히 한국으로의 마약 밀반입을 지휘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지난 2020년 ‘전세계’라는 닉네임으로 텔레그램에 등장한 박씨는 필로폰, 엑스터시, 케타민, 합성대마 등 수백억원대의 동남아산 마약을 국내로 유통했다. 국내 유입 동남아산 마약의 절반은 박씨를 통한다는 말도 나왔다. 박씨는 현재 살인 혐의가 확정돼 필리핀 감옥에 갇혀 있다.


경찰은 박씨가 지금도 옥중에서 텔레그램을 통해 국내 마약 밀반입을 지휘하고 있으며 국내외 조직들과 연계돼 있다는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씨가 필리핀 교도소에서 휴대전화를 사용 중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에 대해 다각도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박씨가 텔레그램에서 사용했던 ‘전세계’ 등 여러 개의 닉네임이 여전히 활동 중인 점에 주목했다. 실제 지난 5일 본지 기자가 마약 판매를 위해 개설된 텔레그램 방에 들어갔더니 ‘박왕열 아이스(필로폰)’를 판매하고 있었다. 판매상은 박씨 얼굴 사진을 내걸고 “현재 국내를 휩쓸고 다니는 박왕열 아이스”라며 “박왕열이 제조부터 공수까지 참여한다”고 홍보했다.


이 홍보글이 사실인지 텔레그램 닉네임 ‘전세계’에게도 물었더니 “맞는다”고 답했다. ‘전세계’는 “코인을 보내주면 던지기(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 놓는 수법)한 좌표를 주겠다”며 “1개에 40만원을 받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 배송도 가능하다”고 했다.


경찰은 또 필리핀 현지와 국내에서 박씨와 연계된 조직이 활동 중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경남경찰청은 지난 4월 박씨에게서 마약을 공급받아 국내에 유통한 20대 3명을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작년 12월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 중인 박씨를 직접 만난 뒤 국내에 이미 밀반입해 들어와 있던 마약을 받아 다시 유통했다. 김대규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장은 “국내에 박씨 지시를 받고 마약류를 다량 밀반입하고, 이를 외부 눈에 띄지 않는 창고에 보관한 뒤 국내에 유통하는 일당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박씨는 텔레그램 아이디 여러 개를 번갈아 사용하고 있고 창고 위치도 수시로 바꿔 추적이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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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양진경



경찰은 이런 정황을 종합해 현재도 텔레그램에서 활동 중인 닉네임 ‘전세계’가 필리핀 교도소의 박씨로 추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가 경찰 수사망에 처음 오른 건 지난 2021년 1월이다. 당시 경남경찰청은 국내에서 마약 공급책과 판매책 등 90여 명을 검거했다. 이들이 유통시킨 마약을 국제 택배 등으로 국내 밀반입한 사람이 박씨였다. 2020년 4월부터 8개월간 필로폰 640g 등 49억원 상당의 마약을 국내로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도 수감 상태의 박씨는 동남아 마약 조직에서 마약을 공급받은 뒤 이를 국내 마약상에 넘기는 중간상 역할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에게 마약을 공급받은 조직만 10여 곳으로 추정됐는데 1개 조직만 드러났다”며 “1개 조직과의 거래액이 50억원 정도면 연간 500억원 이상의 마약을 국내에 밀반입했다는 얘기”이라고 했다.


박씨가 처음부터 마약상이었던 건 아니다. 그는 2016년 10월 필리핀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뒤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됐다. 마약 유통 수법은 교도소에서 배운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동남아 마약왕’으로 불린 사라 김(48) 등과 교도소에서 접촉했다고 한다.


박씨는 교도소를 두 번 탈옥했는데, 마약은 두 번째 탈옥 직후부터 취급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0월 탈옥 이후 1년 동안 현지 경찰 추적을 따돌리고 잠적했던 박씨는 도주 기간 텔레그램을 통해 국내에 대규모 마약을 유통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박씨는 2020년 10월 필리핀 경찰에 다시 붙잡혔다. 작년 5월 필리핀 대법원은 살인 혐의로 박씨에 대해 장기 60년 징역형을 확정했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박씨에 대해 외국에서 복역 중인 범죄자를 국내로 데려와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임시 인도 제도’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출처:https://www.chosun.com/national/2023/11/07/JBIDUED4PZD7HLPLIHH54XCJ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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