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中銀, 금리 인상폭 0.25%P 축소·동결 가능성"
[케손시티=AP/뉴시스] 6일 필리핀 케손시티에서 대중교통 파업이 일어나 출근길 시민들이 탈 것을 기다리고 있다. 필리핀 대중교통 노조는 정부가 추진 중인 대중교통 현대화와 지프니의 단계적 폐지에 반대하며 일주일간의 파업에 돌입했다. 2023.03.06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필리핀 중앙은행은 오는 23일 개최하는 3월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을 0.25% 포인트로 축소하거나 아예 보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벤저민 디옥노 재무장관이 20일 전망했다.
ABS CNB와 마닐라 타임스 등에 따르면 디옥노 재무장관은 이날 마닐라에서 외국 특파원들이 주관한 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디옥노 재무장관은 미국과 유럽에서 일어나는 금융시스템 불안을 들어 필리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거나 동결할 공산이 농후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디옥노 재무장관은 "구미 금융불안이 필리핀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며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을 억제할 것이기에 실제로는 필리핀에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디옥노 재무장관은 "이번 선택지가 금리를 유지하든지 아니면 0.25% 포인트만 인상하는 것"이지만 자신이 금융정책위 7명 위원 중 하나에 지나지 않기에 표결로 이런 예상을 뒤엎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또한 디옥노 재무장관은 필리핀 물가상승률이 오는 7~9월 3분기 말에 걸쳐 4% 안팎으로 떨어진다고 점쳤다.
필리핀 인플레율은 지난 2월 8.7%에서 2월에는 8.6%로 소폭 완화했다. 교통비와 식품가격 인하로 6개월 만에 처음 떨어졌지만 여전히 목표인 2~4% 범주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아울러 디옥노 재무장관은 중앙은행이 은행 예금지급준비율을 현행 12%에서 연내 한 자릿수로 내려도 놀랄 필요가 없다고 강조, 지준율 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앞서 필리핀 중앙은행은 지난달 16일 기준금리인 익일물 역레포(역환매 조건부 채권) 금리를 6.00%로 인상했다.
중앙은행은 1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인플레를 억제하고 페소 통화의 추가 하락을 회피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대폭 올렸다고 밝히고 추가 인상도 시사한 바 있다.
기준금리를 올린 건 작년 5월 이래 8번째이며 50bp 인상은 2차례 연속이다. 그간 누계로 400bp 높였다. 필리핀 기준금리는 2007년 이래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