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거는 필리핀 전기차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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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거는 필리핀 전기차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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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필리핀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카지노’가 연일 화제다. 카지노에 등장하는 필리핀의 대중교통수단 지프니와 트라이시클도 함께 눈길을 끌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최근 이 같은 내연기관 지프니와 트라이시클의 비중을 줄이고 이 차량들을 전기차량으로 전환하는 등 전기차 산업 발전정책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수입 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필리핀에 유통되는 경유와 휘발유는 100% 수입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며 공급이 불안정하다.

둘째, 친환경차량인 전기차 사용 확대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필리핀 대기오염 원인 중 약 30% 이상이 지프니, 일반차량 등에서 배출되는 매연이라고 한다. 필리핀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친환경차 산업 발전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아직까지 필리핀 전기차시장은 주변국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지난 10년간 필리핀에 등록된 전기 차량은 약 1만2900대에 불과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전기차량 판매량은 더 급감했다. 전체 등록된 대부분의 전기차량은 수도권이나 관광지에서 운용되는 전기트라이시클과 전기오토바이이며 전기승용차(4륜차)는 약 2%에 불과하다.

필리핀 정부는 2022년부터 다양한 전기차 산업정책을 발표하며 필리핀 전기차시장 확대를 위해 정부 지원을 본격화하고 있다. 2022년 7월 필리핀 정부는 전기차 산업 발전법(EVIDA)을 발효하고 전기차 산업을 위한 포괄적 로드맵(CREVI)을 발표했다. 로드맵을 통해 완성차, 부품, 전기차충전소, 전기차 관련 기술 교육(R&D) 산업 등에 대한 재정적·비재정적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드맵에 이어 2023년 1월 필리핀 마르코스 대통령은 기존 5~30%의 전기차 수입 관세를 5년간 0%(무관세)로 인하하겠다는 행정명령에도 최종 승인했다.

기업들도 필리핀 전기차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필리핀 최대 유통기업인 SM그룹은 SM쇼핑몰 내 전기차충전소 설치사업을 시작했다. 2022년 메트로마닐라 지역을 중심으로 총 15개 쇼핑몰에 전기차충전소를 설치하고, 사업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홍보했다.

글로벌 기업들도 필리핀에서 전기차를 활용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케아는 2021년 2월부터 필리핀 물류기업 모버(Mober)와 제휴해 전기자동차를 활용한 가구 배송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DHL은 2022년 1월부터 중국 BYD(비야디)에서 전기배송차를 조달해 메트로마닐라 지역 내 친환경 물류 배송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의 전기차정책과 필리핀 전기차시장의 변화는 우리 완성차·부품 제조기업에 진출 기회가 될 수 있다. 필리핀은 자체 완성차 및 부품 제조기업이 없다. 누가 먼저 초기 시장의 공급망을 선점하느냐가 관건이다. 이제 막 시동을 건 필리핀 전기차시장에 우리 기업들의 많은 도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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