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꿈을 잃은 관광학과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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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꿈을 잃은 관광학과 학생들

코로나19 영향으로 많은 이들의 삶이 바뀌었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은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고, 직장인들은 재택 근무를 하기 시작했다. 자영업자들은 확진자 확산에 하루하루 수익이 줄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2분기(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4% 감소한 81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45.4%나 감소한 수치다. 매출은 5166억원으로 3.1% 줄었고, 순이익은 147억원으로 69.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전국에서 539건의 공연이 무산됐으며, 이로 인한 음악산업계의 전체 손해액은 1212억여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가장 직격탄을 받은 업계는 관광 산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위축된 관광시장을 살리고자 여행 플랫폼,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대국민 숙박 할인쿠폰’을 발급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되면서 쿠폰발급은 중단됐다. 

공항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항공사 직원들은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6개 상장 항공사의 직원 수는 3만6566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664명이나 줄었다. 인수합병에 실패한 이스타항공(467명)까지 포함하면 1131명이다. 신규 채용이 전무한 상황에서, 현재 이스타항공을 제외한 국적 항공사 8곳의 유급휴직자는 1만7905명, 무급휴직자는 6336명으로 전체 항공사 직원 수의 65%에 달한다. 국내선으로 겨우 버티고 있는 LCC 업계는 더욱이 미래가 어두운 상황이다. 

관광업계가 울상을 짓는 동안 울지도 못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관광업계 진출을 꿈꾸는 학생들이다. 가뜩이나 극심한 취업난에서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한 학생들은 꿈도, 갈 곳도 잃었다.

순천향대 관광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취업준비생 A씨는 “관광 산업의 전반적인 침체로 미래가 불투명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공기업, 공무원 등으로 진로를 바꾸는 학생들이 늘어났다”며 “중견 여행사들이 적자를 거듭하고 있어 학생들이 미래가 불투명한 여행사를 꺼리고 있다. 호텔과 컨벤션 업계 또한 비슷한 상황”이라고 취준생들의 고충을 토로했다.

3학년인 B씨도 취업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앞서 두려움이 크다. 그는 “코로나 전에도 취업이 쉽지 않아서 졸업 유예를 걸어놓고 준비하는 선배들도 봤는데 지금은 준비하는 것조차 암담하다”며 “올해 취업한 선배들만 봐도 전공 살려서 취업한 경우가 거의 희박하다”고 말했다. 

관광업계 내에서도 특히 직격탄을 맞은 직업은 ‘승무원’이다. 승무원은 서류 전형에서 나이 제한이 따로 명시되어 있진 않지만, 승무원 준비생들 사이에선 어릴수록 취업에 유리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특히 대형 항공사 모기업의 경우 25살이 넘어가면 취업이 힘들다는 말까지 떠돈다. 

상대적으로 나이에 민감한 직업이다 보니 승무원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공채 가뭄 속에서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는 것이 두렵다. 백석대 항공서비스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C씨는 “항공사에서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고는 말하고 있지만 그래도 젊은 나이의 승무원을 채용해 오래 함께 일할 수 있는 승무원을 선호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 4년제 대학교를 다니는 학생으로써 졸업 후 바로 취업을 성공을 한다는 보장도 없을뿐더러 코로나19로 취업난이 더 심해져 나이로 인해 취업이 안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학과 내 대부분의 학생들이 항공사 승무원을 바라보고 있지만, 현재 상황 때문에 편입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 스튜어디스 자료사진. 사진=istockphoto▲ 스튜어디스 자료사진. 사진=istockphoto

인하공전대학교 항공운항과 1학년에 재학 중인 D씨 역시 나이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승무원 취업은) 나이가 중요해 휴학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과 내에서도 휴학을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로 항공계 사정이 나빠지자 자식의 취업을 걱정하는 부모님의 압박도 만만치 않다. B씨의 부모님은 B씨에게 전망이 좋은 직업으로 꿈을 바꾸는 것이 낫지 않겠냐며 전과를 권유하는 상황이다. 

관광업계의 미래가 점점 불투명해지자 학생들은 취업 준비를 시작하기도 전에 진로 설정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 학생들의 처지에 대한 고민을 기업에서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한 LCC 관계자는 21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현재 항공사는 자생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신규채용 계획은 없지만 이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답을 드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다시 산업이 정상화되는 순간에는 LCC는 계속 확장을 할 수밖에 없어서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취업준비생들은 일단 조금은 어렵겠지만 미래를 생각해서 계속 준비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이번 분기에서 화물 사업으로 흑자를 낸 아시아나도 당분간 채용 계획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대다수의 승준생들이 걱정하는 ‘나이’와 관련해서는 아시아나와 LCC 관계자 모두 “나이를 보지 않는다”고 확실하게 선그었다. 

하지만 항공사 관계자들과 달리, 강남 유명 승무원 학원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는 나이가 어느정도 작용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의 경우 대개 20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합격을 하고 마지노선은 27살 정도다. 그에 반해 외항사는 30살이 넘어도 많이 취직이 된다. 항공사에서 취업과 나이는 무관하다고 말해도 학생들이 불안을 떨쳐낼 수 없는 이유다.

그는 취업준비 기간이 의도치 않게 길어진 시점에서 불안해하는 승준생들에게 “사람들을 만나는 서비스 관련 경력을 쌓거나 어학 쪽으로 부족한 학생들은 어학 관련 스펙을 쌓아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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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합니다.
KTVNabi 04.27 11:30
낳다 ㅎㅎ
익명 04.09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