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대만 유사시 우리도 말려든다"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대만 유사시 우리도 말려든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최전선에 있다고 느껴"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대만 유사시 "필리핀이 말려들지 않는 시나리오를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마르코스 대통령은 전날 도쿄에서 가진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런 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한다"면서도 "우리는 최전선에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가 있는 루손섬의 북쪽 끝은 대만 최남단과 350㎞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게다가 필리핀은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다. 2014년에 체결된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에 따라 미군의 주둔이 가능해졌다.
미국과 필리핀은 지난 2일 미군 주둔이 가능한 필리핀 내 거점을 5곳에서 9곳으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대만 유사시 루손섬 북부 거점의 이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대만 유사시 기지 제공에 대해 "EDCA는 전투 발발 사태를 포함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제시한 뒤 실제 전투가 시작되면 "필리핀에 어떤 것이 좋은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마르코스 대통령이 분명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대만 방위를 표명하고 있는 미군이 필리핀군 기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작년 6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 9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