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변제일 다음날…필리핀 한인 '카지노왕' 의문의 죽음
[앵커]
필리핀에서 '카지노 왕'으로 불리던 한국인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현지 경찰은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했는데, 남성이 숨진 날이 사채 빚 변제를 약속한 바로 다음날이어서 우리 경찰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안윤경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필리핀 마닐라의 고급 주택가 콘도.
지난해 12월 24일, 이곳에 살던 40대 한국인 남성 A씨가 침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씨는 마닐라 3대 카지노로 꼽히는 S호텔 등 최소 세 개 호텔에서 임차 카지노, 이른바 '정킷방'을 운영해 '한인 카지노 왕'으로 불렸습니다.
현지 도박업자
"원래 게임도 많이 하고 에이전트 손님도 많이 유치하고 그랬었던 거지요."
동업자 1명이 자금을 횡령해 운영에 어려움이 겪었고, 현지 도박 업계에서 사채 수십 억 원을 끌어 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도박업자
"계속 게임하고 뭐 하고 그렇게 하다가 나중에는 그 돈 다 날아가고 여기저기 빚이 있으니까…"
현지 경찰은 사망 현장에 침입 흔적이 없고 침대에서 권총과 함께 A씨 손에 화약 성분이 발견돼, 스스로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A씨가 숨진 날은 사채 빚 최종 변제일을 하루 넘긴 뒤였습니다.
이 때문에 극단 선택을 위장한 타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 경찰은 필리핀 카지노 업계와 관련 한인 등을 상대로 현지 상황과 구체적인 사망 배경 등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TV조선 안윤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