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억 상당 마약 국내 공급한 조직 총책, 필리핀서 강제송환
필리핀에서 국내로 약 17억원 상당의 마약을 공급·유통한 40대 조직 총책이 필리핀에서 붙잡혀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청은 필리핀 사법당국과의 공조로 현지에서 검거한 마약 공급 총책 A씨(48)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강제송환했다고 4일 밝혔다. 공동공갈 혐의로 입건된 B씨(64)도 이날 A씨와 함께 송환됐다.
A씨는 필리핀에 거주하면서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한국에 있는 자금관리책과 유통책들을 통해 필로폰 등 마약을 국내로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유통된 마약은 필로폰 535g, 합성 대마 476g, 엑스터시 167정, 케타민 163g 등 시가 약 17억원 상당으로, 유통된 지역은 450곳에 달했다.
A씨 조직에 대한 수사는 서울 용산경찰서 형사과가 지난해 2월 이 조직의 유통책 1명을 검거한 데서 시작됐다. 용산서는 이후 다른 유통책들을 차례로 검거하면서 총책 A씨를 특정했고, 필리핀 수사당국에 국제공조를 요청했다.
경찰청은 A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다. 서울청 인터폴국제공조팀을 중심으로 국정원, 현지 코리안데스크, 현지 경찰 등이 공조에 나섰고 2개월의 집중 수사 끝에 지난해 10월 필리핀 은신처에서 A씨를 검거했다.
경찰청은 “이번 송환은 필리핀에 은신하고 마약을 공급하던 조직의 핵심 피의자를 검거·송환해 마약류 공급을 차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A씨와 함께 송환된 B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공범들과 함께 피해자에게 위력을 가해 1억3800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인터폴 적색수배 후 코리안데스크와 현지 이민청의 공조로 지난 2월 검거됐다.
경찰은 지난 1일부터 오는 7월31일까지 ‘국제 마약사범 특별 신고 기간’을 운영 중이다. 강기택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장은 “최근 국외도피 마약사범들이 국내로 마약을 공급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해외 발 마약 공급 차단을 위해 마약 혐의 국외도피사범의 검거 관련 국제공조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