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플랫폼 앞세워 네이버 금융진출 맞선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국내 1위 인터넷사업자 네이버(035420)가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도전장을 내밀자, 국내 핀테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카카오(035720)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는 성공적 인터넷전문은행으로 평가받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핀테크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국내 후발주자인 네이버는 압도적 포털 점유율과 라인을 앞세워 일본 등 해외에서의 오랜 핀테크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에 맞서 카카오는 국내 금융업에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다. 두 인터넷 공룡 간의 향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카카오는 일찌감치 주요 핀테크 사업에 진출했다. 은산분리 규제가 견고하던 2016년 1월 한국투자금융그룹 등과 손잡고 ‘카카오뱅크’를 설립하고 이듬해 7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뱅크는 공인인증서 없는 간편송금과 비대면 대출 등 기존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돌풍을 일으켰다.
그리고 마침내 ICT 기업에 한해 은산분리를 완화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하며 최대주주 도약의 길이 생기게 됐다. 카카오는 금융당국 등에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고 지난 24일 마침내 승인을 받았다. 카카오뱅크 설립 당시 한국투자금융과 맺은 콜옵션을 행사해 법적 최대한도인 34%로 1대 주주가 됐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분기 설립 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는 등 국내에서 가장 성공적 인터넷은행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자본금도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등 재무적 측면에서도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는 향후 카카오뱅크를 계열사로 편입하고 다른 사업부문과의 협업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카카오의 또 다른 핀테크 축은 카카오페이다. 카카오톡 내에 머물렀던 카카오페이는 별도 앱으로도 출시되며 서비스를 대폭 확장하며 카카오의 핵심 핀테크 플랫폼으로 부상 중이다. ‘마음 놓고 금융하다’는 브랜드 슬로건에 맞춰 일상의 다양한 금융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그동안 시장에 나왔던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사실상 총망라한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기존의 온·오프라인 간편결제는 물론 간편송금, 자산관리, 전자영수증 서비스도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투자, 고지서, 환전, 배송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달 초엔 인슈어테크 플랫폼 스타트업 ‘인바이유’를 인수하며 보험 서비스 강화에 시동을 걸었다.
국민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도 B2B와 커머스를 통한 금융 서비스를 일부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의 핵심 수익화 모델로 떠오른 카카오톡 비즈보드(톡보드)를 비롯해, 일반 중소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챗봇’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서비스들은 가입부터 고객관리·결제까지 간편한 시스템을 내세운다. 카톡 내엔 별도의 쇼핑하기·선물하기·주문하기도 있다.
카카오의 강점은 이 같이 오랫동안 다양한 분야의 핀테크 영역에 지속적 투자를 이어왔다는 것이다. 아울러 플랫폼 사업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선점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한 IT업계 관계자는 “해외 핀테크 시장에 공을 들여온 네이버 저력을 무시하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광범 (toto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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