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수출 규제가 韓 의식 바꿨다"…脫일본화 우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일본 언론들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탈(脫)일본에 우려를 나타냈다. 유력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대(對)한국 규제가 한국 측의 의식을 바꿨다"면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부메랑이 돼 일본 기업도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니혼게이자이가 16일 서울발 기사를 통해 밝힌 이 같은 우려는 삼성전자가 일본산 이외에 불화수소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국산 불화수소를 반도체 생산공정에 적용했다. 이미 신뢰도 및 정합성 테스트까지 마친 뒤 D램 생산 라인에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 : 삼성전자·하이닉스, 국산 불화수소 생산라인 첫 적용…脫일본 본격화)
니혼게이자이는 삼성 관계자를 인용해 반도체공장에서 일본산 외의 불화수소 품질 성능 시험에 착수했으며, 실제 조달 여부 결정까지는 2~3개월 정도 걸릴 전망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삼성은 그동안 불화수소에 대해 일본외 업체와의 거래는 진지하게 검토한 적이 없었다"면서 "품질이나 납기일에 대한 의식이 높은 일본 기업과의 관계를 중시해 기본적으로 조달에 지장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이번 규제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탈일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처럼 리스크 분산을 위해 공급망 점검에 착수한 상태며, 일본으로부터의 조달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 반도체 소재 업체들은 한국 기업들을 대체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대처가 필요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 신문은 지난 1일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책을 발표했을 때부터 꾸준히 일본 기업들의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했었다. 불화수소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인 일본 업체들이 최대 고객 중 하나인 한국 기업들의 이탈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중국에서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제3의 공급처와 구체적 계약까지 맺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언론 상하이증권보는 16일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중국 산둥성의 화학기업인 빈화그룹이 일부 한국 반도체 업체에 불화수소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빈화그룹이 여러 차례의 샘플 테스트를 거친 뒤 한국 기업과 본격적으로 협력관계를 구축했으며 한국 기업들이 끊임없이 빈화그룹에 수주를 넣고 있다고 상하이증권보는 전했다. 다만 이 매체는 구체적으로 빈화그룹과 계약을 맺은 한국 기업이 어느 곳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본문 https://view.asiae.co.kr/article/2019071710505685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