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 렉서스 콧대 꺾어보자"…일본車 불매운동 확전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비상이다. 콧대 높던 일본차 얘기다. 일본 정부가 2차 경제보복을 결정하며 일본산 불매운동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달 판매량이 30%가량 줄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 판매실적이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물론 일본계 브랜드에게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해 중요한 시장은 아니다.
그러나 매년 매출을 늘려오던 일본계 한국법인들 입장에선 밥줄이 걸린 문제다. 일본계 한국법인들이 불매운동에 말을 아끼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배경이다. 특히 독일계와 국산차 등 대체제가 충분한 렉서스 및 토요타의 판매급감이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 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재로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날 결정에 따라 21일 후부터 일본에서는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개정안이 시행된다.
일본 정부의 2차 경제보복 단행이 점쳐지면서 일본산 불매운동도 확대됐다. 리얼미터 조사결과 우리나라 19세 이상 국민 4320만명 중 2780만명에 해당하는 64.4%가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 불합리한 경제보복을 다시 결정한 만큼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사람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불매운동 대상에는 렉서스로 대표되는 일본차도 포함됐다.
지난달부터 본격화된 일본차 불매운동 화력은 신차 구매상담 건수에서 드러난다. 신차견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겟차에 집계된 일본차 7월 유효견적 건수(1일∼15일)는 전월 16일부터 30일까지와 비교해 41% 급감했다.
렉서스는 감소율이 64%로 일본 브랜드 중 가장 타격이 컸다. 구매상담까지 이어지는 유효견적 감소율을 감안했을 때 실제 판매량은 최대 30%가량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현상은 일본차 불매운동 확대로 구매 예정수요자들이 경쟁모델로 이탈한 결과다. 실제 BMW 산하 미니(MINI)의 컨트리맨은 렉서스 소형 SUV UX의 대체차종으로 부상하며 구매상담 문의가 지난달에만 30% 늘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와 경쟁하고 있는 토요타에서도 잠재고객 이탈이 감지된다. 토요타 RAV4 고객층이 차급 및 가격대가 비슷한 싼타페로 옮겨가며 현대차의 구매견적 건수도 크게 확대됐다.
여기에 전통의 강자인 독일계 브랜드 역시 친환경차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며 일본차를 위협하고 있다.
BMW는 330e, X5 xDrive 40e, 740e, i8, i8 로드스터 등 5종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보유 중이다. 벤츠 역시 GLC 350 e 4MATIC, C 350 E 등 2종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수에서 판매하고 있다.
렉서스로 대표되는 일본계 브랜드는 내수에서 친환경차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판매를 늘려왔지만 더 이상의 선전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한 일본계 브랜드 관계자는 "최근 일본차에 대한 크고 작은 테러와 주유 거부 등 불매운동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말을 아끼곤 있지만 평소보다 고객문의가 20% 정도 줄어들었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haezung22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