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 영화” “저항의 역사 그대로”… ‘봉오동 전투’ 닷새만에 200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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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뽕 영화” “저항의 역사 그대로”… ‘봉오동 전투’ 닷새만에 200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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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봉오동 전투’에서 과묵한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를 연기한 류준열. 배우들은 ‘국사책을 찢고 나온 것 같다’는 평을 받으며 열연했지만 대사의 깊이와 캐릭터의 입체감 부족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쇼박스 제공 

8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의 한 상영관. 영화 ‘봉오동 전투’가 끝나고 독립신문 기사와 전투에서 실제 사용된 태극기가 스크린에 나타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1920년 독립군의 승리를 다룬 영화 ‘봉오동 전투’의 흥행 기세가 심상치 않다. ‘봉오동 전투’는 개봉 전 시사 직후 관객들 사이에서 평가가 극과 극으로 엇갈린 작품. 반일 정서에 편승한 이른바 ‘국뽕’(지나친 국수주의·민족주의를 비하하는 속어) 영화라는 비판과 ‘우리가 기록해야 할 승리의 역사’라는 평이 팽팽하게 맞섰다. 

7일 개봉한 이 영화는 닷새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0일 관객 100만 명을 넘어선 후 하루 새 100만 명이 더 늘어난 것이다. 1000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 ‘변호인’이 개봉 6일 만에, ‘국제시장’이 8일 만에 각각 200만 관객을 돌파한 것보다 빠른 속도다. 제작사나 배급사는 광복절을 앞둔 이번 주를 기점으로 관객 수가 껑충 뛸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관객 분석 결과 가족 단위로 3인 이상이 관람하는 비율이 높고 고연령대 관객이 현장구매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영화 ‘봉오동 전투’는 전투의 주역으로 역사책에 기록된 홍범도 장군의 비중을 줄이고 독립을 위해 조선팔도에서 모인 장삼이사의 활약에 주목했다. 쇼박스 제공
영화는 항일대도를 휘두르는 마적 출신 독립군 황해철(유해진)과 마병구(조우진), 빠른 발을 가진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류준열)를 중심으로 이름 없이 스러져간 독립군의 활약에 초점을 맞췄다. 초반부터 민간인에게 거침없이 총칼을 휘두르는 일제의 만행을 잔혹하게 묘사하고 명백히 열세인 독립군이 애국심과 기지로 일본군을 대파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러닝타임의 대부분은 일본군 추격대를 ‘죽음의 골짜기’로 불리는 봉오동 계곡으로 유인하는 과정과 일본군과의 전투 장면이 차지한다.

일본군은 히어로물의 ‘빌런’(악당)처럼 평면적으로 그려지지만 오히려 이 같은 단순한 직설적인 이분법의 선악 구도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는 평이 우세하다.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정치적인 이유가 복잡하게 꼬이면서 일본과의 갈등이 장기전으로 치닫는 가운데 ‘봉오동 전투’가 반일 감정을 시원스레 해소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관객들의 주된 반응이다. 원신연 감독이 말한 “저항의 역사, 승리의 역사를 기록하고 싶었다”는 제작 취지가 미묘한 시기를 타고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된 모양새다. 

포털 사이트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답답한 현실에서 속이 시원해지는 영화’ ‘승리의 역사를 우리 시각으로 당당하게 기록하는 것이 무슨 문제냐’라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주말 사이 예매율 1위를 ‘엑시트’에 한 차례 내주고도 다시 1위로 올라간 것은 의미심장하다. ‘좀 더 세련되게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도 있지만 독립군의 승리를 그렸다는 점에서 통쾌하다고 느낀 관객이 많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다만 ‘봉오동 전투’의 구성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관객들도 있다. 실화가 가진 힘과 별개로 주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에서 별다른 입체성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사의 깊이도 떨어져 몰입을 방해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투를 함께하는 독립군들도 제주도나 경상도 등 기능적으로 지역을 안배해 작위적으로 느껴진다는 평가도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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