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화소 벽 깬 삼성전자, 이미지센서 1위 소니 맹추격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이미지센서 ‘1억 화소’의 벽을 넘었다. 삼성은 높은 기술력과 중국 시장 공략을 통해 이미지센서 시장점유율 1위인 소니를 앞서겠다는 포부다.
삼성전자는 1억800만 화소의 모바일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사진)를 공개하고, 이달 안에 양산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제품은 초소형 0.8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픽셀을 적용한 센서로, 지난 5월 공개한 6400만 화소 제품보다 화소 수가 1.6배 이상 늘어난 사양을 갖췄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영상 정보(빛)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반도체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차량용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수 있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의 시장이 커지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서 ‘1/1.33 인치’ 크기의 센서를 적용해 빛을 받아들이는 면적(수광면적)을 넓혔다. 또 4개의 픽셀을 합쳐 하나의 큰 픽셀처럼 활용하는 ‘테트라셀 기술’을 적용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밝고 선명한 고화질 사진을 촬영할 수 있게 했다.
빛의 양이 너무 많거나 적은 환경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색 재현성은 높이고 노이즈를 최소화하는 ‘스마트 ISO 기술’도 적용됐다. 이 밖에도 동영상 녹화 시 화각(카메라로 포착할 수 있는 범위) 손실 없이 최대 6K(6016×3384) 해상도로 초당 30프레임의 영상을 담을 수 있어 전문가 수준의 영상 촬영도 할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은 일본 소니가 주도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소니의 글로벌 이미지센서 점유율은 51.1%로 2위인 삼성전자(17.8%)를 크게 앞서고 있다. 다만 소니의 이미지센서는 4800만 화소에 머물고 있어 화소 수 경쟁에서는 삼성이 앞선다.
이미지센서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함께 삼성전자가 집중 육성하는 시스템 반도체다. 지난 5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센서사업팀 박용인 부사장은 2030년까지 이미지센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관건은 중국 시장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4위인 샤오미, 5위인 오포가 차기 제품에 삼성전자의 6400만 화소급 이미지센서를 탑재할 계획이다. 샤오미 공동창업자 린빈 총재는 “프리미엄 DSLR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스마트폰에 적용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개발 초기부터 긴밀히 협력해 왔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에서도 삼성의 성장세를 의식하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보도를 통해 “삼성이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을 늘리면서 소니를 넘어서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