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G 전기차 배터리 '집안싸움'…中·日에 주도권 내주나
<앵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둘러싼 경쟁으로 SK와 LG의 국제 소송전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자칫 중국과 일본에 주도권만 내주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찬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SK이노베이션은 어제(30일) LG화학과 LG전자를 미국 무역중재위원회와 연방법원에 제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사 전기차 배터리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임수길/SK이노베이션 전무 : (특허 받은) 공정으로 생산한 결과물이 제품이기 때문에 그 제품을 뜯어보면 우리 기술이 들어가 있는 걸 알게 되는 거죠.]
SK의 이런 강수는 지난 4월 LG화학이 역시 미국에서 SK에 제기한 '인력과 기술 유출 소송'에 대해 맞불을 놓은 것입니다.
LG 측도 반발했습니다.
LG화학의 2차 전지 관련 특허는 1만 6천여 건으로 1천1백여 건인 SK와 이미 큰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성환두/LG화학 상무 : 특허 건수 자체가 큰 차이가 있고 본질을 호도하는 경쟁사의 행위가 계속된다면 저희도 (특허 관련)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입니다.]
사태가 격화된 것은 확산하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는 SK는 LG가 기존 소송에서 이기면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게 됩니다.
정부도 중재를 추진하고 있지만, 감정싸움이 겹치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송의 결과로 어느 한 쪽이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어려워지면, 한국 업계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국, 일본에 주도권을 내주는 결과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찬근 기자(geun@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