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만원대' 갤럭시폴드 보는 세 가지 시선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삼성전자 혁신의 집약체인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가 지난 6일 마침내 출시됐다. 8년이 넘는 연구·개발 시간을 지나 공개 후 디스플레이 결함 논란까지 갤럭시 폴드는 소비자의 품으로 오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일단 1차 물량은 완판됐다. 국내에 넘치는 갤럭시 마니아와 얼리어답터의 호기심 덕분이다. 그렇다면 갤럭시 폴드는 앞으로도 흥행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기자의 시선, 업계의 시선, 소비자의 시선으로 분석해봤다.
갤럭시 폴드를 1시간 동안 써봤다. 전문가가 아닌 보통 사람의 눈으로 당장 확인할 수 있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집중 검토했다. 갤럭시 폴드는 책처럼 자연스럽게 접었다 펴졌다. 지난 2월 미국 CES2019에서 써본 세계 첫 폴더블폰 중국 로욜의 '플렉스파이'가 주던 경험과는 완전히 달랐다. 플렉스파이의 경우 접기 위해 상당한 힘이 필요했고 접는다기보다는 구부리는 것에 가까웠다. 이와 달리 갤럭시 폴드를 접고 펼치는 데는 큰 힘이 들지 않았고 힌지 부분이 뜨지 않고 반듯하게 접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20만번을 접었다 펴도 문제 없는 내구성도 갖췄다. 물론 우려 사항이던 디스플레이 주름의 존재는 확인했다. 특히 옆면에서 볼 때 두드러졌지만 정면에서 사용할 경우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다. 그러나 분명 개선해야 할 점임은 맞다.
삼성전자는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한 번에 세 가지 앱을 구동하는 멀티태스킹과 커버·메인 디스플레이를 오가는 앱 연속성을 특히 강조했는데, 그럴 만했다. 특히 앱 연속성은 발군이었다. 커버 디스플레이로 지도나 동영상을 보다가 펼치면 어떤 지연도 끊김도 없이 없이 메인 디스플레이로 그 경험이 옮겨갔다.
단 기존 스마트폰 사용자에게는 276g인 갤럭시 폴드는 꽤 무겁게 느껴졌다. 주머니에 넣으니 바지가 쳐졌다. 손이 작은 사람들은 타이핑이 불편하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결론적으로 갤럭시 폴드는 실험용이 아닌 판매용이 맞다. 일각에서는 갤럭시 폴드 구매자를 일종의 '베타 테스터'라고 비아냥대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우려와 달리 완성도가 매우 높은 제품이었다.
다만 통신업계·전자업계는 갤럭시 폴드의 지속적 흥행을 위해서는 전용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로 하여금 갤럭시 폴드를 사게 하려면 하드웨어 완성도를 높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갤럭시 폴드여야만 하는 이유 즉 능력치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직까지는 이러한 콘텐츠 생태계는 미약한 편이다. 대화면, 멀티태스킹, 앱 연속성이 탁월하게 작용하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2010년 출시된 3D TV, 2013년 출시된 곡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갤럭시 라운드'가 실패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폴드가 실패의 경험 맛보지 않기 위해서는 기존 스마트폰과의 차별점이 부각돼야 한다"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패턴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방식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완성도·가격·전용 콘텐츠와 관련한 논의가 끝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소비자는 갤럭시 폴드를 선택했다. 갤럭시 폴드는 출시 첫날 1차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1차 물량이 얼마인지는 알 수 없다. 지금까지는 '없어서 못판다'는 말이 맞다는 것은 분명하다. 갤럭시 마니아층과 얼리어답터의 구매가 주를 이루는 상황이다.
갤럭시 폴드를 구매한 30대 남성 직장인 정모씨는 "출시 전부터 강남의 한 디지털프라자에서 갤럭시 폴드 선결제를 마쳤다"며 스스로를 매년 신형 갤럭시로 바꾸는 갤럭시 마니아라 칭했다. '첫 제품은 거른다', '너무 비싸다'와 같이 부정적 여론이 존재하는 와중에 이들은 왜 갤럭시 폴드를 택했을까. 정씨는 "아무도 갤럭시 폴드를 사라고 강요하지 않았다"며 "삼성전자가 만들어낸 갤럭시 폴드라는 혁신에 자발적으로 가치를 지불할 뿐"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폴드의 가격은 298만8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