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복싱 영웅 파퀴아오 “마약상에겐 총살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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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복싱 영웅 파퀴아오 “마약상에겐 총살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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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복싱 영웅이자 상원의원인 매니 파퀴아오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주장하는 사형제 부활을 적극 옹호하고 있다. 파퀴아오는 두테르테의 열성 지지자다.


9일(현지 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필리핀에서는 지난 7주간 사형제 부활과 관련된 법안만 상원과 하원에 21건이 상정됐다. 이 법안들은 마약 밀매와 납치·강간·살인에 이르는 범죄를 다루고 있다. 사형 집행 방법은 해당 법안들에 따로 언급되진 않았다.


‘열성 두테르테 지지자’인 파퀴아오는 사형제 부활이 거대 마약 조직을 잡는 최고의 억제책이라고 믿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는 "우리는 그것(사형제)이 필요하다"라며 "필리핀은 아시아에서 사형제도가 없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는 것이 마약상들이 많이 유입된 이유"라고 로이터에 전했다.


그는 ‘사형제가 부활한다면 어떤 방식이냐’라는 질문에 "내게 묻는다면 총살형"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사형이 집행된다면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달려있다"라고 덧붙였다. 필리핀은 1950년부터 사형제를 폐지한 1987년까지 사형 집행 도구로 전기의자를 사용했다. 이후 사형제는 1993년 독극물 주사 방식으로 잠깐 복원됐다가 2006년에 다시 완전히 폐지됐다.


파퀴아오의 이런 강경 발언이 대중의 지지를 얻으면서 그는 어느새 차기 대통령 후보로까지 지목받고 있다. 그는 2016년 4월 은퇴를 선언, 필리핀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가 7개월 만에 다시 링으로 돌아왔다. 지난 7월에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특설링에서 열린 웰터급 통합 타이틀전에서 승리하며 복싱 메이저단체 최고령 웰터급 챔피언 기록을 달성했다.


로이터는 두테르테의 마약 단속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필리핀의 사형제 부활이 이뤄진다면 수만명이 사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필리핀 교정부는 교도소 수감자 2만7756명 중 3분의 2가 해적·납치·살인·폭력강도 등 중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2016년 취임 직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해 5000여명이 넘는 마약 용의자를 처형했다. 지금까지 처형된 마약 범죄자는 1만2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론조사에서 두테르테 대통령 지지율은 80%를 넘었지만 그의 정책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국제사회는 마약과의 전쟁을 하는 두테르테 대통령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집단학살 등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처벌하는 세계 최초의 상설 범죄재판소인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두테르테 대통령을 상대로 예비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필리핀은 지난 3월 17일 ICC를 공식 탈퇴했다. 지난 7월 인권감시단체인 국제앰네스티도 성명을 내고 "유엔은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필리핀의 인권유린 범죄를 즉각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에 그치지 않고 사형제 부활까지 꾀하자 인권단체들은 "사형제 부활은 세계적인 추세인 사형제 폐지나 사형제 중단(모라토리엄)에 반하는 것"이라며 "필리핀이 서명한 사형제를 반대하는 유엔 협약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필리핀 내에서도 사형제 부활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중도파 의원인 그레이스 포는 사형제도에 반대하며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조사 기준을 개선하고 가난한 사람에게 법률적 도움을 더 잘 줄 수 있도록 형사사법제도를 개혁하는 게 필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다른 우선순위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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