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방통심의위원이 올린 차명진 세월호 발언 영상 심의 각하
홍준표 의원의 세월호 ‘해난사고’ 발언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대상이 된 이상로 방통심의위원이 18일 소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방통심의위 통신심의소위원회(위원장 전광삼 상임위원)는 이날 오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이 위원이 유튜브 채널에 올린 세월호 망언 옹호 영상이 정보통신 규정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위반 등’ 조항을 위반했는지 심의한 결과 ‘각하’를 결정했다.
방통심의위 통신소위는 지난달 28일 이 위원이 올린 영상에 대해 의견진술을 들은 후 ‘시정요구’(접속차단)을 결정했는데 이 위원은 스스로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일반인에게 유통되지 않아 심의 요건이 불성립해 각하가 나온 것이다.
이 위원은 지난 4월21일 유튜브 채널 ‘프리덤뉴스’에 출연해 “홍준표 당선인의 ‘세월호 해난사고’ 발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의원이 세월호 6주기였던 지난 4월16일 총선 당선 행사에서 “세월호는 해난사고에 불과하다”고 발언한 일을 지지한다는 것.
이 위원은 4·15 총선 전 세월호 막말로 물의를 일으킨 차명진 전 미래통합당 후보 발언도 옹호했다. 이 위원은 “차명진 의원이 말한 ‘OOO’ 부분은 팩트라고 한다. 세월호 때문에 박근혜 정권은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OOO’는 여러 명이 성행위를 한다는 단어로 차 전 후보는 총선 후보 토론회에서 이 발언을 언급하며 세월호 유가족을 모욕해 파문이 일었다. 이후 4·16연대는 지난 4월23일 방통심의위에 심의 민원을 넣었다.
이 위원이 세월호 차별·비하 발언 영상을 올린 건 처음이 아니다. 이 위원은 현직 방통심의위원 신분이던 지난해 5월27일에도 “아! 세월호, 이제 그만하시면 안 되나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조사할 것 다 했다”고 주장했다.
심의위원 4인(미래통합당 추천 전광삼 소위원장, 정부·여당 추천 강진숙·김재영·심영섭 위원)은 전원 의견으로 ‘각하’를 결정했다. 통신소위는 위원 5명으로 구성된다. 이상로 위원도 포함돼 있는데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심의위원들은 영상이 비공개에서 공개로 전환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김재영 위원은 “비공개로 전환해 미유통돼서 각하한 사례들이 꽤 있다. 이 위원은 통신소위 과정이나 절차의 허점을 활용해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한 것이다. 이 위원도 (추후) 공개로 전환하게 되면 다시 심의해야 하는데 행정력 낭비 아니냐”고 지적했다. 심영섭 위원은 “각하 결정을 해도 이력이 남는다. 공개로 돌리는 장난을 한다면 다시 심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통심의위 사무처는 “미유통 각하될 경우 해당 영상이 공개로 전환되는 지 6개월 동안 추적한다.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했다.